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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고미영, 낭가파르밧 정복 후 조난...... 생사불투명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12. 19:45


    
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 완등에 도전중이던 고미영(41·코오롱스포츠) 씨가 히말라야 낭가파르밧(8126m) 정상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조난됐다.

고 씨는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정상 등정에 성공한 후 하산길에 올라 ‘캠프4’, ‘캠프3’에서 휴식을 취한 후 ‘캠프2’로 이동하다 이날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쯤 해발 6200m 지점에서 실족, 벼랑쪽으로 떨어졌다. 실종 지점은 캠프2를 약 100m 앞둔 지점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 씨의 소속사인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고 씨가 하산 도중 ‘캠프2’를 약 100m 앞둔 나이프 리지 구간을 지나던 도중 절벽으로 떨어진 것 같다고 현지 캠프에 있는 대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워낙 험준한 지형이어서 육로로는 접근이 어려워 파키스탄 정부에 구조를 요청했다. 현지에서 수색 작업을 펼치던 헬기가 이날 오후 히말라야 메스너 루트 100m 위쪽에서 고 씨가 정상 쪽을 바라보며 누워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고 씨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날이 어두워져 구조 작업을 13일 오전 10시 재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고 씨가 실족한 나이프 리지 구간은 눈사태와 낙석이 잦은 ‘꿀루와르로’ 지역으로 낭가파르밧 등정 구간 중 고정 로프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코오롱스포츠는 고 씨가 갑자기 불어닥친 난기류를 만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급격한 체력 저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상 등정까지 꼬박 15시간 이상을 걸었고,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고립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산악인 최초의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 완등을 향해 오은선(43·블랙야크) 씨와 ‘아름다운 도전’을 벌이던 고 씨는 이번 낭가카르밧이 11번째 8000m급 고봉 등정이었다.

아직 미혼인 고 씨는 농림부 공무원이던 1991년 코오롱등산학교를 통해 산악에 입문했다. 시작은 스포츠클라이밍이었다.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물론, 세계 스포츠클라이밍대회 5위에 오르는 등 암벽등반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6047m) 정상에 오르면서 스포츠클라이머에서 고산등반가로 변신했다. 이후 경험 부족으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도전에 실패를 거듭했으나 2006년 10월 히말라야 초오유(8020m) 등정을 계기로 자신감을 찾았다.

기세가 오른 고 씨는 2007년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등 2008년까지 7개 봉우리를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 들어서도 5월 마칼루(8463m)·칸첸중가(8603m), 6월 다울라기리(8172m)에 이어 이번 낭가파르밧까지 고삐를 죄다가 변을 당하고 말았다.

■ 고미영은

가족관계 : 2남 4녀중 막내
키·몸무게 : 160㎝, 48㎏
학력 : 상명대학교 대학원 체육학 석사과정 재학
등산입문 : 1991년 코오롱등산학교
등반경력 : 2005년 드리피카(6447m)
  2006년 초오유(8201m)
  2007년 에베레스트(8848m)
  브로드피크(8047m)
  시샤팡마(8012m)
  2008년 로체(8516m)
  K2(8611m)
  마나슬루(8156m)
  2009년 마칼루(8463m)
  캉첸중가(8586m)
  다울라기리1봉(8167m)
  낭가파르바트(8125m)

박상언 기자 [se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