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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진 꿈 이야기에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4. 1. 12:17



◈야무진 꿈◈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처음 나간 임지에서의 일이다.
입주자 한 사람이 수시로 관리사무소를 들락거리며 졸라대는 바람에
마지못해 들어준 것이 10년짜리 보험 식 적금이었다.
세월 참 빠르게 흘러 다음 달이 만기다.
아내는 만기가 돌아오면 1,000만 원을 타게 되는데 어떻게 쓸 것인가
계획을 잡아보자는 것이다.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터라 갑작스럽게 그렇게 큰돈이
생긴다 하니 좋기도 하려니와 조금은 흥분도 되었다.

그렇다면, 좀 의미 있는 일을 해봐야지 하면서 열심히 아내와
의논을 하였다. 이참에 헌차를 새 차로 바꾸어볼까?  
20년이 다된 구식아파트 실내장식을 새로 해볼까?  
올봄 친구들이 오라 하는 미국에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즐거운 고민을 했다.

오늘 아침에 아내는 학교에 가는 나에게 만원을 건네면서 마지막
회이니까 그 적금을 넣고 오라는 것이었다.
통장을 받아 쥐고 살펴보니 분명 그 상단에는 10년이 흘렀건만
1,000만 원이라는 분명한 글자가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번호표를 들고 은행창구 앞에서 대기하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설렌다.

만 원짜리를 건네며‘다음 달이 만기거든요, 1,000만 원하고 이자는
얼마나 붙나요?‘
“1,000만 원이라니요?”창구 아가씨가 나에게 되묻는다.
‘1,000만 원짜리 적금 아닙니까?’보란 듯이 통장에 있는 1,000만 원이란
글자를 가리키니까. “어휴, 그거는요, 사고나 큰 병이 났을 때 그만큼
보상해준다는 거예요.
만원씩 일 년 하면 12만 원, 10년이니까 답이 금방 나올 텐데…….”
딱하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나를 쳐다본다.
새 차도, 미국도, 인테리어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쫒기 듯
은행 문을 나섰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생활신조다.
요즈음 유행하는 로또복권 한번 사본 일도 없지만 당첨이 된다 하더라도
그 주체 못할 돈을 어떻게 해야 할는지 감도 잡기 어렵다.  
언감생심 1,000만 원의 공돈을 쓸 생각 하였으니 이제 나도 어지간히
늙어가는 모양이다.
아니면 한동안 착각으로 행복한 시간을 가진 것도 우리 노부부의
생활 속에 청량제가 아니었을까?    

<수필가 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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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진 꿈 이야기에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4월 첫날을 맞이합니다.

두 주전으로 기억이 됩니다.
늘 토끼처럼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선잠을 자기 일쑤인데 그날은
고단했는지 곤한 잠에 빠졌습니다.
얼마나 잤을까? 어릴 적 어머니와 내가 살던 집이 불길에 휩싸여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타들어가는 집을 바라보며 흐느껴 우는데 누군가가 흔들어 깨웁니다.
꿈이었습니다.

동터오는 아침을 맞이하고도 내내 간밤에 꾸었던 꿈 생각이 머릿속을
헤엄쳐다녔습니다.
흔히들 그러지요 불타는 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미련하게도 난 그 말을 믿고 그 꿈을 친구에게 팔았습니다.
꿈을 산 친구는 얼른 로또복권을 샀지요.
그리고 친구와 나는 타버린 집 한 채 값은 당첨될 거라는 꿈을 꾸면서
희망에 부푼 채 한 주를 보냈습니다.
참 야무진 꿈 이었지요.
지금 돌이켜보면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우리에게 때론 야무진 꿈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오늘입니다.
먼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디딤돌이 되어줄 수 있는 큰 꿈 하나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부푼 기대감으로 설레는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고 수고하여 땀 흘리지 않고 거두어들이는 욕심 많은 꿈을 꾸어서는
안 되겠지요?

국보 고운님!
여기저기서 펑펑 꽃잎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사월 첫날입니다.
고운님들의 가슴에 간직한 꿈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사월이 되시길 바라며
행복과 기쁨 넘치는 복된 하루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건강하십시오.

♡김미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