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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문학 임수홍“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2. 26. 10:28


임수홍의 세상사는 이야기-



송파구 석촌 호수공원 안에는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 있었다.

서너 명의 사람들이 몸을 흔들 때였다.
빵 두 개가 눈에 띄었다.
왜 빵을 먹지 않고 벤치 위에 버렸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쓰레기통에 버리려다가 문득 나무 사이로 날고 있는 비둘기를 보았다.

찐빵이 너무나 딱딱했다.
손아귀에 힘을 주어서 빵을 잘디잘게 부수었다.
손을 허공으로 뿌리치는 것을 보았는지 비둘기 두서너 마리가 날아 왔다.

조금 뒤에는 여러 마리로 더욱 불어났다.
비둘기가 놀라지 않도록 부스러기를 살살 꾸준히 뿌렸다.

쉰 마리도 훨씬 넘는 떼들이 구구구 소리를 내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퍼득거리면서 눈치껏 쪼아 먹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비둘기와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새똥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방금 전에 싼, 물컹거리는 똥이었다.
비록 내가 똥 싼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에게 조금은 미안했다.
비둘기를 불러들인 탓이었다.

그런데도‘미안해 할 것도 없어.
공원은 원래 새들의 것이었어.
사람들이 나무를 잘라내고 풀을 베어내고 땅을 파 훼쳤어.

또 그 위에 시멘트 콘크리트를 바르고
갖가지 운동기구를 설치하면서 새들의 터를 빼앗었어.
동물의 보금자리를 파괴했어.
새들이 빵 부스러기를 부리로 쪼아 먹으면서 똥을 쌌기로서니 대수여?’
하며 엉뚱한 생각조차 들었다.

빈 손바닥을 툭툭 털고 난 뒤에 그 자리를 떠났다.


국보문학 가족 여러분...
그동안 임수홍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사는 이야기를 마치고 넉넉해진 시간을
국보문학과 한국국보문인협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보문학 임수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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