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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복지신문 간추린 - 뉴스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30. 22:58


문화복지신문2호발행

문화복지신문

(제2호) 간추린기사 모음집

발행예정일 서기/ 2008년 7월 4일(음력 월 일) 요일

인쇄일자/ 2008년 7월 4일 (금요일)

문화복지신문

社 是

一, 文化藝術 振興에 貢獻함.

一, 福祉社會 建設에 寄與함.

一, 言論文化 暢達을 先導함.

(데스크칼럼)-1면

진정한 노인복지를 생각할 때다!

장 종 열 본지회장

올해도 그 지긋지긋한 장마는 우리 곁을 그냥 비켜가지 않을 것만 같다. 장대 같은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익히 인재(人災)라고는 하지만 하늘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물난리를 겪고 살아야만 하는가. 그래서 요즘 우리 사회는 저마다 자조적인 탄식이 넘쳐나고 있다.

탄식(歎息)! 그것은 비단 누구를 탓하고자 하는 원성만은 아니다. 우리의 옛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네 어버이들이 다 그랬듯이 탄식은 그저 그렇게 아픔을 달래는 위안의 노래요, 자성의 가락이었다. 그런 탄식이 요즘에는 울분의 토로요, 남을 탓하는 분노의 목소리로 변해가고 있음은 안타까운 노릇이다. 그것은 비단 이 길고 긴 장마 탓만은 아닌, 분명 이 사회가 잘못 변질돼 가고 있음에서 오는 우리 모두의 탄식인 것이다. 푸른 초록(草綠)이 좋다고 세상이 온통 초록만 있다고 상상해 보라! 오색이 공존하는 세상만이 초록의 싱그러움이 돋보일 뿐 초록만이 존재하는 지구는 단조로움의 공포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만물은 저마다의 색깔을 가짐으로서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세태는 오직 초록만을 고집하고 추앙하며 살려든다. 그들이 바로 오늘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빛이 바랜 과거를 부정하고 도태(淘汰)시키고 싶어 안달이다.

급기야는 자식이 제 부모를 부정하는 풍조가 만연한 세상이 되었다. 그들은 모른다. 저들이 풍요를 만끽하며 활개치며 걷는 거리를 누가 닦고 만들었는지를... 그저 제 잘나서, 제 능력이 뛰어나서 지금 저들이 호의호식하며 사는 양 호기를 떤다. 엊그제는 한 젊은이의 발길질에 노인이 지하철 승강장 바닥에서 고꾸라져야 하는 봉변을 당했다. 불손한 젊은이의 행동을 나무란 탓이었다. 세상 인심이 참으로 요지경 속이다. 과연 도덕(道德)이 무엇인가. 도덕은 법에 우선하는 인간의 도리다. 그런데 세상에는 너무도 후안무치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뻔뻔함을 넘어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젊은이들의 인성이 밝은 곳에서만이 국가의 미래가 밝고 노인이 존경받고 대접받는 세상이 된다. 입만 열면 복지(福祉)를 부르짖지만 아직도 우리의 노인들은 열악한 복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예전보다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가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양로원, 경로당, 노인복지센터 등의 시설이 개선되고 연금수당 몇 푼 더 지급한다고 해서 노인 복지가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요는 노인에 대한 진정한 공경의 정신이다. 수 천 수조의 예산 어디에도 노인들에 대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노인들이 마음놓고 쉴만한 공간이 너무도 부족하다. 도심 곳곳에 공원이 많다지만 막상 그곳은 노인들이 머물 곳이 못된다. 이미 젊은이, 노숙인, 부랑자들의 은거지가 돼버린 지 오래다. 자식들 눈치 보기에도 힘겨운 노인들이 지금 이 땅에는 너무도 많다. 도대체 마땅히 갈 곳이 없다. 분명 노인들도 이 나라의 동력이다. 서울 하는 아래 경로 효친의 거리 하나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젊은이들의 눈치 안 받고 저들이 자발적으로 가꾸고 어루만지며 인정을 나눌 수 있는 노인들의 안식처 말이다. 풍악이 있고 가락이 있으며, 그림이 있고 묵향이 깃든 서당이 있으며, 우리네 전통 음식이 입맛을 돋우는 낭만의 거리가 있다면 노인들에게는 흥겨운 안식처가 되고 젊은 아낙들에게는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효(孝)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을 것이다.

이렇듯 조금만 돌아보면 우리에겐 얼마든지 노인들을 위한 진정한 복지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근근히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만으로 노인복지에 최선을 다 했다고 말하면 안 된다. 어린아이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일깨워 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 모두의 사명이다.(*)

(사설(社說))-2면

국민총화가 경제를 살린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청계광장,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등에서 연이어 열린지도 두 달 여를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촛불시위는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규모 면에서는 많이 축소된 느낌이 있지만 시위양상은 단순 쇠고기수입반대를 넘어서 ‘공기업 민영화 반대’ ‘대운하건설 반대’ 등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에까지 제동을 걸고 있어 대다수의 국민들이 우려를 금치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시민들의 시위문화 의식이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다소 과격한 시위 양상이 보이긴 했지만 시민들 스스로가 ‘비폭력’을 외치며 질서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의 시위문화 의식이 얼마나 향상되었는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우리는 촛불시위를 통해 우리 국민의 위대한 힘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역동성을 선진국 도약을 위한 힘의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

문제는 촛불집회 향방이다. 이 같은 시위를 언제까지 이어져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집회의 성격이나 규모 면에서 많이 진정되고 누그러진 면이 있기는 하나 언제가 끝일지 모르게 이어지고 있는 촛불시위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몹시 불안하기만 하다. 사실적으로 말해 적어도 지금 우리는 과거와 같은 독재정권 하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촛불집회가 어떻고, 정부정책이 어떻고 하는 식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도 아니다. 오늘도 찬 바닥에 주저앉아 “제발, 병든 쇠고기만은 먹지 않게 해 달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 시민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그 속 터지는 심정 또한 헤아리고 남음이 있다. 그러나 모두가 한 걸음만 물러서서 생각을 해보자. 지금 우리가 실로 어떤 처지에서 살고 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광우병 쇠고기, 짜증나게 하는 정부정책들! 지금 우리가 정말 그런 문제에만 집착하며 매달려야 하는가. 조금치 씩 이해하고 양보하면 언젠가는 물 흐르듯 풀릴, 그런 문제 말고도 우리에겐 지금 더 긴박하고 심각한 과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경제 상황의 심각성이다. 지금 우리의 경제 상황은 가히 최악이라고 해야 옳다.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곡물 가격도 유례없을 만큼 치솟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는 생활비와 생산원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다른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으로 전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살기가 힘들어진다고 난리들이다. 거시경제의 조짐은 그렇다 치고 시장 상인들은 당장 생계를 잇기조차 힘든 지경이라고 아우성이다.

너나할 것 없이 살기 힘들다고 난리들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자중지란(自中之亂)만 일삼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어차피 우리가 선택한 대통령이 아닌가. 미흡하기는 해도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의 미숙함을 솔직히 사과를 했다. 추가협상을 통해 딴에는 안정성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 흔적도 보인다. 지금 우리는 정말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과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만이 국익의 전부인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국민건강’이 우선이다. 지구 땅덩어리 어디에도 사람의 생명을 우선하는 문제는 없다. 그보다 우리 국민의 심성은 사랑과 이해가 미덕일 만큼 곱고 아름다웠다. 이제 서로의 잘못은 꾸짖고 나무라되,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관용의 정신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다같이 힘을 모아 이 어려운 경제난국을 풀어내야 한다. 이제 겨우 백여 일을 지켜본 것이니, 조금만 더 지켜보는 아량이 필요하다. 그게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치솟는 물가부터 잡고 지난 IMF 위기를 극복해 냈듯 지금의 어려움도 국민총화로 이겨내야 한다. 국가간의 그 어떤 약정도 우리 국민의 하나된 총화 앞에서는 부당한 요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 어떤 외세(外勢)도 우리는 국민총화 하나로 이 나라를 굳건히 지켜왔다. 이제 그만하고 제 자리로 돌아가자.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기사가 부족할 때... 10면에

추억의 명작을 찾아서 단편소설 - 전영택 편

화 수 분( 1 )

전영택 田榮澤(1894-1968)

소설가. 호는 늘봄, 또는 추호(秋湖) 평남 평양(平壤)출생. 평양 대성중학을 거쳐 일본 아오야마(靑山)학원 신학부, 미국 켈리포니아주 태평양 신학교 졸업 감리교 신학교 교수, 감리교 목사, 국립 맹아학교 교장, 기독신문 주간, ‘신생명’지 주필, 기독교 문학인 클럽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고 ‘창조’ 동인으로 활약하였다. 근대 문학 초기의 작가. 리얼하면서도 심리적으로 따뜻한 인정을 보여 주었다. 단편으로 화수분, 소장편 청춘곡, 소설집에 하늘을 바라보는 여인(58), 동화집, 어머니가 그리워(53) 등이 있다.

  1

첫겨울 추운 밤은 고요히 깊어 간다. 뒤뜰 창 바깥에 지나가는 사람 소리도 끊어지고, 이따금 찬바람 부는 소리가 휘익 우수수 하고 바깥의 춥고 쓸쓸한 것을 알리면서 사람을 위협하는 듯하다.

“만주노 호야 호오야”

길게 그리고도 힘없이 외치는 소리가, 보이지 않아도 추워서 수그리고 웅크리고 가는 듯한 사람이 몹시 처량하고 가엾어 보인다. 어린애들은 모두 잠들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눈에 졸음이 잔뜩 몰려서 입으로만 소리를 내어 글을 읽는다. 나는 누워서 손만 내놓고 신문을 들어 소설을 보고, 아내는 이불을 들쓰고 어린애 저고리를 짓고 있다.

“누가 우나?”

일하던 아내가 말하였다.

“아니야요. 그 절음발이가 지나가며 무슨 소리를 지껄이면서 그러나 보아요.”

공부하던 애가 말한다.

우리들은 잠시 그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였으나, 다시 각각그 하던 일을 계속하며 다시 주의도 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다가, 우리는 모두 잠이 들어 버렸다.

그는 자다가 꿈결같이 “으으으으으으” 하는 소리를 들었다. 잠깐 잠이 반쯤 깨었으나 다시 잠들었다. 잠이 들려고 하다가 또 깜짝 놀라서 깨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물었다.

“저게 누가 울지 않소?”

“아범이구려.”

나는 벌떡 일어나서 귀를 기울였다. 과연 아범의 우는소리다. 행랑에 있는 아범의 우는 소리다. - 어찌하여 우는가? 사나이가 어찌하여 우는가? 자기 시골서 슬픈상사의 기별을 받았나? 무슨 원통한 일을 당하였나? 하고 생각하였다. 어이어이 느껴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내에게 물었다.

“아범이 왜 울까?”
“글쎄요. 왜 울까요?”

  2

아범은 금년 구월에 그 아내와 어린 계집애들을 데리고 우리집 행랑방에 들었다. 나이는 한 서른 살쯤 먹어 보이고, 머리에 상투가 그냥 달라 붙어 있고, 키가 늘씬하고 얼굴은 기름하고 누르퉁퉁하고 눈은 좀 큰데, 사람이 퍽 순하고 착해 보였다. 주인을 보면 어느 때든 그 바에서 고달픈 몸으로 밥을 먹다가도 얼른 일어서며 허리를 굽혀 절한다. 나는 그것이 너무 미안해서 그러지 말라고 이르려고 하면서 늘 그냥 지내었다. 그 아내는 키가 자그마하고 몸이 뚱뚱하고 이마가 좁고 항상 입을 다물고 아무 말이 없다. 적은 돈은 계산할 줄 알아도 “원”이나 “백 냥” 넘는 돈은 계산할 줄을 모른다.

그리고 어멈은 날짜 계산할 줄을 모른다. 그러기에, 저 낳은 아이들은 생일을, 아범이 그 전 날 내일이 생일이라고 일러주지 않으면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결코 속일 줄을 모르고 무슨 일이든지 하라는 대로 하기는 하나, 얼른 대답을 시원히 하지 아니하고 꼬물꼬물 오래하는 것이 흠이다. 그래도,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기름을 발라 머리를 곱게 빗고 빨간 댕기를 드려 쪽 지고 나온다.

그들에게는 지금 입고 있는 단벌 홑옷과 조그만 남비 하나밖에 아무 것도 없다. 세간도 없고, 물론 입을 옷도, 덮을 이부자리도 없고, 밥 담아 먹을 그릇도 없고, 밥 먹을 숟가락 한 개도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보기 싫게 생긴 딸 둘과 작은 애를 업을 홑누더기와 띠, 아범이 벌이하는 지게가 하나, 이것뿐이다. 밥은 우선 주인 집에서 내어 간 사발과 숟가락으로 먹고, 물은 역시 주인집 어린애가 먹고 비운 “가루우유통”을 갖다가 떠 마신다.

아홉 살 먹은 큰 계집애는 몸이 뚱뚱하고 얼굴은 컴컴한데, 이마는 어미 닮아서 좁고 볼은 아비 닮아서 축 늘어졌다. 그리고 이르는 말은 하나도 듣는 법이 없다. 도리어 어미를 욕한다. 꼭 서서 어미를 보고 눈을 부릅뜨고, “조 깍정이가 왜 야단이야” 하고 욕을 한다. 먹을 것이 생기면 자식 먹이고 남편 대접하고, 자기는 늘 굶는 어미가 헛 입노릇을 하게되는 것을 보게 되면, “저 망할 계집년이 무얼 혼자만 처먹어?” 하고 욕을 한다. 다만, 자기 어머니나 아비의 말은 아니 들을 뿐 아니라, ‘주인 마누라’ 나 ‘주인 나리‘가 무슨 말을 일러도 아니 듣는다. 먼데 있는 것을 가까이 오게 하려면 손수 붙들어 와야 하고, 가까이 있는 것을 비키게 하면 붙들어다 치워야 한다.

다음에 작은 계집애는 돌을 지나 세 살 먹은 것인데, 눈이 커다랗고, 입술이 삐죽 나오고, 걸음은 겨우 빼뚤빼뚤 걷는다. 그러나 여태 말도 도무지 못하고 새벽부터 하루 종일 비틀어 매어 끌려가는 돼지소리 같은 크고 흉한 소리를 내며 울어서 해를 보낸다. 울지 않는 때라고는 먹는 때와 자는 때 뿐이다. 그러나, 먹기는 잘 먹는다. 먹을 것이라고 앞에 보이기만 하면 죄다 빼앗아다가 두 다리 사이에 넣고 다리와 팔로 웅크리고 옹옹 소리를 내면서 혼자서 먹는다. 만일 놓아 버려 두면, 그냥 땅바닥에 벗은 몸으로 두 다리를 턱 내뻗치고, 묶여 가는 돼지소리고 동네가 요란하도록 냅다 지른다.

그래서 어멈은 밤낮 작은 것을 업고 큰 것과 싸움을 하면서 얻어먹지도 못하고, 물 긷고 걸레질하고 빨래하며 서서 살아간다. 작은 것에게는 젖을 먹이고 큰 것의 욕을 먹고 성화 받고, 밤에는 사내에게 웅얼웅얼 하는 잔소리를 듣는다. 밥 지을 쌀도 없는데 밥 안 짓는다고 욕을 한다. 그리고 아범은 밝기도 전에 지게를 지고 나갔다가 밤이 어두워서 들어오지만, 하루 두 끼니를 못 끓여 먹고, 대개는 벌이가 없어서 새벽에 나갔다가 오정 때가 되면 일찍 들어온다. 들어와서는 흔히 잔다. 이런 때는 온종일, 그 이튿날 아침까지 굶는다. 그 때마다 말없던 어멈의 웅얼웅얼 바가지 긁는 소리가 들린다. 어멈이 그 애들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내에게 말을 한다.

“저 애들, 누구를 주기나 하지.”

위에 말한 것과 아범과 그 식구의 대강한 정경이다. 그러나 밤중에 그렇게 섧게 운 까닭은 무엇인가?

   3

그 이튿날 아침이다. 마침 일요일이기 때문에 내게는 한가한 틈이 있어서 어멈에게 그 내용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지난 밤에는 아범이 왜 그렇게 울었나?”

하는 아내의 말에 어멈의 대답은 대강 이러하였다.

“아범이 늘 쌀을 팔러 댕겨서 저 뒤의 쌀가게 마누라를 알지요. 그 마누라가 퍽 고맙게 굴어서 이따금 앉아서 이야기도 했어요. 때때로 ‘그 애들 데리고 어떻게 지내나?’하고 물어요. 그럴 적마다 ‘죽지 못해 살지요.’ 하고 아무 말도 아니했어요. 그러는데 한 번은 가니까, 큰 애를 누구를 주면 어떠냐고 그래요. 그래서, ‘제가 데리고 있다가 먹이면 먹이고, 죽이면 죽이고 하지, 제 새끼를 어떻게 남을 줍니까? 그리고 워낙 못생기고 철이 없어서 에미 애비나 기르다가 죽이더라도 남은 못 주어요. 남이 가져갈게 못 됩니다. 그것을 가져가시는 댁에서는 길러 무엇합니까? 돼지면 잡아나 먹지요.’ 하고 저는 줄 생각도 아니 했어요

그래도 그 마누라는 ‘어린 것이 다 그렇지 어떤가. 어서 좋은 댁에서 달라니 보내게. 잘 길러서 시집보내 주신다네. 그리고 여태 젊은이들이 벌어먹고 살아야지. 애들을 다 데리고 있다가 인제 차차 날도 추워 오는데, 모두 한꺼번에 굶어죽지 말고....’ 하시면서 여러 말로 자꾸 권해요. 망을 들으니까 그랬으면 좋을 듯도 하기에 ‘그럼 저의 아범보고 말을 해 보지요.’ 했지요. 그랬더니 그 마누라가 바짝 달라붙어서, ‘내일 그 댁 마누라가 우리 집으로 오실 터이니 그 애를 데리고 오게.’ 하셔요. 해서는 ‘글쎄요.’ 하고 돌아왔지요.

돌아와서 그 날 밤에, 그젯밤이올시다. 그젯밤이 아니라 어제 아침이올시다. 요새 저는 정신이 하나 없어요. 그젯밤에는 들어와서 반찬 없다고 밥도 안 먹고 곤해서 쓰러져 자길래, 그런 말을 못하고 어제 아침에야 그 이야기를 했지요. 그랬더니, ‘내가 아나, 임자 마음대로 하게그려.’ 그리고 일어서서 지게를 지고 나가 버렸겠지요. 그러고는 저 혼자서 온종일 요리조리 생각을 해 보았지요. 아무려나, 제 자식을 남을 주고 싶지는 않지만 어떻게 합니까? 아씨 아시드키 이제 새끼 또 하나 생깁니다. 그려, 지금도 어려운데 어떻게 둘씩 셋씩 기릅니까? 그래서 차마 발길이 안 나가는 것을 오정 때가 되어서 데리고 갔지요. 짐승 같은 계집애는 아무 것도 모르고 따라가요. 앞서 가는 것을 뒤로 보면서 생각을 하니까 어째 마음이 안되었어요.“ 하면서 어멈은 울먹울먹 한다. 눈물이 핑 돈다.

“그런 것을 데리고 갔더니 참말 웬 알지 못하는 마누라 님이 앉아 계셔요. 그 마누라가 이걸 호떡이고 군밤이라 감이라 먹을 것을 사다주면서 ‘나하고 우리 집에 가 살자. 이쁜 옷도 해주고 맛난 밥도 먹고 좋지, 나하고 가자. 가자.’ 하시니까 이것은 먹기에 미쳐서 대답도 안 했어요.”

이 때, 나는 그 계집애가 우리 마루 끝에 서서 우리 집 어린애가 감 먹는 것을 바라보다가, 내버린 감꼭지를 쳐다보면서 집어 가지고 나가던 것이 생각났다. 어멈은 다시 애 이야기를 이어,

“그래 제가 어쩌나 볼려고, ‘그럼 너 저 마님 따라가 살련? 나는 집에 갈 터이니.’ 했더니 저는 본체만체 하고 머리를 끄덕끄덕해요. 그래도 미심해서 ‘정말 갈 테야? 가서 울지 않을 테야?’ 하니까, 저를 한번 힐끗 노려보더니,

‘그래, 걱정 말고 가요.’ 하겠지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내버리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 혼자 가만히 생각하니까, 아범이 또 무어라 할는지 몰라 어째 안 되었어요. 그래 바삐 아범이 일하러 댕기는 데를 찾아갔지요. 한번 보기만이라도 하라고. 염춘교 다리로 남대문통으로 아무리 찾아야 있어야지요. 몇시간을 애써 찾아 댕기다가 할 수 없이 그 댁으로 도루 갔지요. 갔더니 계집애도 그 마누라도 벌써 떠나가 버렸겠지요. 그 댁 마나님 말씀이 저녁 여섯 시 차에 광핸지, 광환지로 떠났다고 하셔요. 가시면서 보고싶으면 설 때나 와 보고 와 살려면 농사 짓고 살라고 하셨대요. 그래 하는 수가 있습니까? 그냥 돌아 왔지요. 와서 아무 생각이 없어서 아범 저녁 지어 줄 생각도 아니하고 공연히 밖에 나가서 왔다갔다 돌아 댕기다가 들어왔지요. 저는 눈물도 안 나요. 그러다가 밤에 아범이 들어왔기에 그 말을 했더니 아무 말도 아니하고 그렇게 통곡을 했답니다. 저녁도 안 먹고 우는 것이 가엾기에 좁쌀 한 줌 있던 것 끓이고 댁에서 주신 찬밥, 어린 것 먹다가 남은 것을 먹으라고 했더니 그것도 아니 먹고 돌아 앉아서 그렇게 울었답니다. 여북하면 제 자식을 꿈에도 보도 못하던 사람에게 주겠어요. 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요.집에 두고 굶기는 것보다 날까 해서 그랬지요. 아범이 본래는 저렇게는 못살지는 않았답니다. 저이 아버지 살았을 때는 벼 백석이나 하고 삼형제가 양평 시골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답니다. 이름들도 모두 좋지요. 맏형은 ‘장자’요, 둘째는 ‘거부’요, 아범이 셋짼데 ‘화수분’이랍니다. 그런 것이 제가 간 후로부터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그리고 맏아들이 죽고 농사 밑천인 소 한 마리를 도둑 맞고 하더니 차차 못살게 되기 시작해서 종내 저렇게 거지가 되었답니다. 지금도 시골 큰댁을 가면 굶지나 아니할 것을 부끄럽다고 저러고 있지요. 사내 못생긴 건 할 수가 없어요.“

우리는 인제야 비로소 아범이 어제 울던 까닭을 알았고, 이 때에 나는 비로소 아범의 이름이 ‘화수분’인 것을 알고 양평 사람인줄도 알았다.

社 告

제1회 이웃사랑 실천 상 주인공을 찾습니다

선진 문화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가장 근본적인 정신은 더불어 함께 사는 이웃사랑의 실천정신입니다. 나보다는 이웃을, 우리 모두를 먼저 생각하는 이웃사랑의 실천이야말로 진정한 선진한국을 향한 밑거름이 되는 힘입니다.

이에 본지는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결코 사사로운 공명을 내세우지 않고 소리 없이 남을 위해 헌신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시는 숨은 주인공들을 찾고 있습니다. 자천 타천을 불문하고 접수하고 있으며 심사과정을 거쳐 선정되신 분들은 시상하고 그분들의 미담을 기획특집으로 본지에 소개할 예정입니다. 밝고 아름다운 사회건설을 위해 애쓰시는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부 문 : 사회봉사부문 / 문화예술부문 / 아동교육부문

2. 시 상 : 각 부문 대상. 금상. 은상. 동상

각 부문 상금 및 상패

3. 접 수 : 서기 2008년 12월 10일까지

4. 서 류 : 이력서 2통(사진 4매)/자기소개서 1통/실천증명자 료(A4용지 5매이내)/실천을 증명할 자료사진 5매이내

5. 제출처 :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98-30 (5층

문화복지신문사 문화부 02)2272-0149

6. 기 타 : 1)제 증명서류는 우편으로만 접수합니다.

2)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3)전화문의, 직접방문은 일체 사절합니다.

2008. 7. .

문화복지신문사
*관련자료 사진이나 게재할 전화번호는 010-9982-8842(장종열 발행인)에게 문의할 것.

간추린 주간 뉴스

캐나다서 광우병 소 또 발견-13번째

농식품부 “국내 수입 가능성 전혀 없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광우병(BSE)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고 캐나다 식품검역청(CFIA)이 지난달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것은 2003년 5월 이후 13번째로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만 세 번째다.

그러나 CFIA는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는 BSE 안전조치에 따라 식료품 시장에 공급되지 않았고 또 잠재적으로 감염 위험이 있는 어떤 부위도 동물의 사료 공급과정에 흘러 들어가지 않아 인체나 동물에 아무런 건강상 위험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CFIAsms 문제의 소가 캐나다의 BSE 감시프로그램에 의해 발견됐다고 설명하고 이 소의 출생 농장을 찾기 위해 종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블름버그통신은 CFIA 수의사의 말을 인용해 이 소는 농장에서 죽었으며 샘플조사를 실시한 후 폐기 처분했다고 전했다.

CFIA는 “이번 광우병 소의 발견이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작년에 캐나다에 부여한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OIE는 지난해 5월 캐나다를 미국과 함께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지정해 소의 도축과 쇠고기 유통 과정이 신뢰할만하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

캐나다는 1997년 소 부위가 포함된 소 사료의 유통을 금지한 데 이어 2003년 광우병 소 발견 이후 뇌와 등 뼈 등 위험 부위를 어떤 동물 사료에도 포함시킬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광우병에 걸린 캐나다산 쇠고기가 수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국은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처음 발생한 2003년 5월 이후 캐나다산 소가 미국에 수입돼 100일 이상 사육되면 미국산 쇠고기로 분류되지만 미국이 엄격한 검역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시, 이번 달 한국 오지 않는다

백악관 “8월 방한 가능성”

미국 백악관은 조지 W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과 관련해 이번 달 초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 (G8) 정상회의 참석을 전후해서는 방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이 7월초 일본에서 열리는 G8 정상회의와 별도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지만 한국 방문은 나중에 이뤄질 것이며, 아마도 8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 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4월 이 대통령이 방미 때 답방을 하기로 한 이후 양측이 7월 G8 정상회의 전후와 8월 베이징 올림픽기간 등 두 가지 방안을 놓고 일정을 협의해 왔다”며 “일단 7월 방한에 대해서는 쇠고기 논란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김정일 “최악의 3인방 지도자

미얀마 슈웨 장군, 수단 알바시르 대통령과 함께

美 외교지 ‘포린폴리시’ 선정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발표한 ‘세계 최악의 지도자 3인방’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이 잡지 최근호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입수된 3만 종의 자료를 토대로 177개국의 ‘실패국가지수(The Failed States Index)를 공개하면서 최악의 지도자 3인을 함께 발표했다. 김 위원장 외에는 미얀마의 탄슈웨 장군과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나란히 3인방 대열에 올랐다.

최악의 지도자 선정 기준으로는 권력의 범위, 국민의 기본권 침해,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벌어들인 돈을 권력유지에 사용했는지 등이 포함됐다. 이 잡지는 김 위원장이 과거 마약밀수, 가짜담배, 미사일기술 수출 등으로 현금을 벌어들였지만 현재 그의 ‘생명선’은 위조달러라고 전했다.(*)

안양 초등생 살해범 사형선고

법원 “아동 상대 범죄 예방 위해 법정최고형 필요”

집중심리제 적용 이틀만에 최후진술-구형-선고

안양 초등학생 이혜진 우예슬 양을 살해한 정모(39) 씨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2부(부장 최재혁)는 지난달 18일 경기 안양시에서 혜진 예슬 양과 부녀자 정모 씨 등 3명을 살해한 혐의(약취 유인 및 살해 등)로 구속기소 된 정 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범의 위험이 크고 어린이 상대 범죄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예방적 차원에서 법정 최고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의사 결정력이 없는 심신 미약 상태에서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런 범행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국민에게 보여주고 참혹한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피고인을 이 세상에서 영원히 격리시켜 달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정 씨는 이날 법정에서 두 어린이 살해에 대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술과 본드를 마신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우발적인 범행임을 주장했다. 또 성폭행 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재판부가 “어떤 방법으로 사죄하겠느냐”고 묻자 정 씨는 “자식 잃은 어머니의 상처가 치료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분들한테 해줄게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재판에는 집중심리제를 적용해 지난달 17, 18일 이틀 동안 증거조사, 피의자신문, 최후진술, 구형, 선고 절차를 모두 마쳤다.

법무부에 따르면 법원에서 사형선고가 확정돼 현재 수감중인 사형수는 모두 58명이다. 1997년 12월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해 사형집행을 한 이후 지금까지 사형집행은 없었다.(*)

경찰관 멱살잡이 3명에 영장

경찰관의 멱살을 잡은 취객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한 최모(25) 씨 등 3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달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전11시 40분경 강서구 화곡동 모 식당에서 술에 취해 식당 주인에게 의자를 던지는 등 폭력을 휘두르던 최 씨 등은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 전과가 많은데다 20대인 이들이 70세가 넘은 식당 주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점이 주로 고려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최근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한 검찰의 방침도 영장 신청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검찰은 공권력 강화 차원에서 멱살을 잡는 것을 포함해 경찰관을 폭행하는 경우 음주, 동종 전과, 피해 정도 등에 관계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밝힌바 있다.(*)

수 십 억대 불상 쟁탈전 -알고 보니 모조품 빚으로 변제했다가 다시 빼앗아 수십 억 원대의 문화재급 보물이라는 소문이 돌며 조폭까지 개입해 쟁탈전을 벌인 불상이 값어치가 거의 없는 모조품으로 드러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충북경찰청은 빚을 갚기 위해 채권자에게 준 석조불상을 다시 빼앗은 안모(%^)씨 등 4명을 공동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폭력조직원 김모(46)씨 등과 함께 지난달 15일 오후 1시30분쯤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의 한 도로에서 채권자 한모(54)씨를 협박한 뒤 금으로 도금된 높이 97Cm의 석조불상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에서 골동품과 유물 등을 수집하던 안씨는 지난해 6월 생활고에 시달리자 한씨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리기 시작, 빚이 4천 여 만원에 이르자 2006년 10월 중국에서 800만원에 구입한 석조불상을 올 초 대물변제 형식으로 한씨에게 주었으나 이 불상이 ‘25억을 호가하는 진짜 유물’이라는 소문이 돌자 청주의 유명 폭력조직원까지 동원해 한씨를 협박한 뒤 불상을 다시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불상은 정밀 감정 결과 값어치가 거의 없는 모조품으로 밝혀져 최근 수개월간 청주시내 골동품 수집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 사건은 결국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골동품 업자들이 비싼 값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일부러 이 같은 뜬 소문을 퍼뜨리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번 사건과 같은 선의의 피해자들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화 안받는다고 아내 폭행 살해

충남 부여경찰서는 “낮에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부싸움을 하다 아내를 둔기로 대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A(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8시쯤 충남 부여군 충화면 자신의 집에서 아내 B(37)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부엌에 있던 둔기로 B씨의 머리를 한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내가 이날 낮에 전화를 받지 않은 일로 다투다 홧김에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인이 술 따랐다고 격분, 술 받은 손님 흉기로 찔러

인천 서부경찰서는 술집을 운영하는 애인이 손님에게 술을 따라준 것에 격분, 손님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0시쯤 애인 B(여.36)씨가 운영하는 인천 서구 모 주점에서 B씨가 손님 C(30)씨에게 술을 따라준 데 격분, 이를 둘러싸고 C씨와 시비를 벌이다 주방에 있는 흉기로 C씨의 가슴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친구 일행과 술을 마시다 혼자 남게된 C씨에게 술을 따라준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애인 B씨는 다치지 않았다고.(*)

경찰서 내에서 지갑 훔친 간 큰 절도범

대전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19일 경찰서 내 민원실에서 서류를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정모(36)씨의 지갑을 훔친 혐의(절도)로 이모(27)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오전 11시쯤 대전 동부경찰서 민원실 내에서 정씨가 분실신고 서류를 작성하느라 분주한 틈을 이용해 탁자 위에 있던 정씨의 지갑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이씨를 검거했다.(*)

6, 7면 지식 망원경

해질녘에 담을 넘는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냄새는 필경 어느 댁에선가 갈치 찌개를 끓이고 있다는 증거다. 그만큼 갈치는 한국인에게는 가장 대중적인 생선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구이로 먹어도 좋고, 조림으로 해 먹어도 좋다.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의 밥상에는 흔히 오르게 되고, 꾼 들에게는 회가 제법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무를 얇게 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국을 끓여 먹는다.

“돈을 아끼려거든 절인 갈치를 사 먹으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이니 갈치가 얼마나 사랑 받는 반찬이요, 안주거리인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런 만큼 그 이름도 시대별, 지역별로 가지가지다. 그 어릴 적 이름은 ‘풀치’로 불렸다. 가녀린 풀잎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자로는 일반적으로 도어(刀魚)라고 하는데, 정말 그럴듯한 이름이다. 드물게는 군대어(裙帶魚), 갈어(葛魚), 갈치(葛侈), 갈치어(葛峙魚)라고도 부른다.

한글 이름은 한자어 ‘도어’의 뜻과 같은 갈티=갈치다. 이웃 일본에서는 다치우오(太刀魚)라고 하며, 중국에서는 다오위(刀魚), 또는 하얀 띠 물고기란 뜻의 다이위(帶魚)라 하고, 은비늘에 싸인 칼치란 뜻의 ‘린다오위’라고도 한다. 영어권 역시 비슷해서 리본 피시, 밴드 피시, 또는 커틀러스 피시(단검물고기), 스캐버드 피시(칼집 물고기)라고도 부른다. 이따금 꼬리가 머리카락을 닮았다고 해서 헤어테일(hairtail)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갈치는 식탁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면 어떨까. 갈치는 정말 여러 면에서 사람에게 이로움을 준다. 예를 들어 은백색을 내는 표피 은비늘의 주성분은 구아닌인데, 이를 긁어모아서 말린 가루로 모조 진주를 만들고, 매니큐어의 원료가 되니 여성들로부터 환대 받는다. 그러나 어부나 낚시꾼들에게는 “까칠”한 물고기이기도 하다. 이빨이 너무 날카로워 살짝 스치기만 해도 손이 찢어질 정도다. 그런데 이 놈들은 배가 고프면 그 날카로운 앞니로 자신의 꼬리를 잘라먹거나 동료의 꼬리를 뜯어먹는다. 낚싯줄 정도는 쉽게 끊을 수 있기에 낚싯줄과 바늘 끝의 일정 부분을 철사로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토록 유익한 물고기라 해도 우리 생활 속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인용어로 쓰인다. 즉 ‘칼잠’이란 말이 그것이다. 비좁은 곳에서 여럿이 함께 잠을 자야할 때 ‘갈치잠(칼잠)’을 잔다고 하고 동료들끼리 험한 다툼이 있을 때는 ‘갈치가 갈치꼬리 물 듯 한다’며 비아냥거릴 때 인용된다.

때마침 남해안에서 갈치가 풍년이란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양극화돼가고 있는 요즘 우리네 인심을 보면 ‘갈치가 갈치꼬리 문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닌 듯 싶다. 세상 인심이 너무나 사납다.(*)

10면 - 볼만한 영화

탈북자 문제 다룬 ‘크로싱’-지난주 개봉

이념적 메시지는 최소화 하는 대신

가혹한 운명의 가족에 ‘초점’

탈북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크로싱’ 이 지난달 26일 개봉됐다. 분단의 현실이나 문제의 해결책을 억지로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발버둥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리고 가족을 잃어버리고 가혹한 운명의 사슬에 묶여버리는 아이의 얼굴이 있다.

이야기는 북한 함경도 탄광에서부터 시작된다. 탄광에서 일하는 용수(차인표)와 아내 용화(서영화). 열한살 아들 준이(신명철)는 먹을 것, 입을 것이 부족한 생활이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임신중인 용화는 영양실조에다 결핵을 앓고 있다. 약을 구하기 위해 어렵게 중국 행을 결심한 용수는 벌목장에서 일하며 약값과 준이에게 축구공 사줄 돈도 모은다. 어느날 중국 공안을 피해 달아나다가 ‘기획탈북’의 대열에 휘말리게 된다. 용수는 간단한 인터뷰를 해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중국의 독일대사관으로 뛰어들게 되고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된다.

3,  4면 골목길
충청도 공주땅 팔봉산 자락에 ‘가메토’ 골이 있다. 조선 초기였다. 나그네가 재를 넘다 길을 잃고 깊은 산 속 오두막집을 찾아 들었다. 오두막에는 홀아비와 아들 둘이 살고 있었는데, 어찌나 게을렀던지 먹을 것이 없어 굶고 있었다. 보다못한 나그네는 이들에게 봇짐 속의 먹을 것을 몽땅 털어 주었다. 그러나 고맙다는 말은커녕 홀아비와 두 아들은 갑자기 강도로 변해 보따리를 빼앗고 나그네를 협박했다. 참으로 가가 막힐 노릇이었다. 나그네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사정을 했다.

“나는 그 보따리가 없으면 죽은목숨이나 마찬가지요, 제발 내 보따리 좀 돌려주시오!”

그러나 이들은 “당장 산에 가서 산토끼 서른 마리를 잡아오지 않으면 봇짐을 줄 수 없다”고 난리였다. 나그네는 분하고 억울했지만 봇짐을 찾아야겠기에 할 수 없이 오두막을 나섰다. 어느 산 속에서 산토끼들이 “날 잡아가라”고 기다리고 있겠는가. 하는 수 없이 나그네는 꾀를 내, 집토끼 서른 마리를 산토끼로 속여 들여주고 봇짐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

며칠 후 나그네는 과거에 급제하여 그 인근 고을의 원님이 되었다.

원님은 홀아비를 단죄하기 위해 “산토끼 열 마리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고 헛소문을 퍼뜨렸다.

홀아비가 제일 먼저 원님 앞에 나타났다. 그는 나그네가 원님이 된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물론 나그네를 협박해서 빼앗은 집토끼였는데, 원님의 짐작대로 그새 거의 다 잡아먹고 열 마리만 남았던 것이었다.

“이 토끼가 정녕 산토끼더냐?”

“틀림없는 산토끼 맞습니다!”

“네가 직접 잡은 것이더냐?”

“틀림없이 이놈이 잡은 산토끼 맞습니다”

“나를 바로 보거라.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순간 홀아비는 앞에 앉은 원님이 바로 그 나그네라는 사실에 기절초풍하고 말았다. 홀아비는 결국 숱한 곤장을 맞고 오두막으로 돌아가다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굴러 죽고 말았다. 그 자리가 지금도 거짓 산토끼라는 뜻으로 ‘가메토’로 불리는데, 온갖 위선과 기만술로 염치를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네 세태를 꼬집는 것 같아서 인용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