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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숙자 시인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18. 22:25


시인 정숙자

무료한 날의 몽상




막대기가 셋이면 <시>자字를 쓴다

내 뼈마디 모두 추리면 몇 개의 <시>자字 쓸 수 있을까

땀과 살 흙으로 돌아간 다음 물굽이로 햇빛으로 돌아간 다음 남은

뼈 오롯이 추려

시시시시시시시......

이렇게 놓아다오

동그란 해골 하나는 맨 끝에 마침표 놓고 다시 흙으로 덮어다오

봉분封墳일랑 돋우지 말고 평평하게 밟아다오

내 피를 먹은 풀뿌리들이 짙푸른 빛으로 일어서도록 벌레들

날개가 실해지도록...

가지런히 썩은 <시>자字를 이슬이 먹고 새들이 먹고 구름이

먹고 바람이 먹고...

자꾸자꾸 먹고 먹어서 천지에 노래가 가득하도록...

독을 숨기고 웃었던 시는 내 삶을 송두리째 삼키었지만 나는 막대

기 둘만 있으면 한 개 부러뜨려 <시>자字를 쓴다

젓가락 둘 숟가락 하나 밥상머리에서도 <시>자字를 쓴다

못 찾은 한 구절 하늘에 있어 오늘도 쪽달 허공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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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와 하느님 사이

시인 정숙자

‘님’자 아무렇게나 쓰지 않겠어

‘님-’ 하고 입 다물지 않겠어

그동안 별 뜻 없이 하느님 하느님 떠받들었어

눈물콧물 흘리면서도, 끙끙 참으면서도 ‘님 님’ 붙여왔어

이젠 떼였다 붙였다 해야겠어

“하느~”어때? 입술 벌어져 있지?입 다물리지 않았다는 건 입 다물

수 없는 고통이 넘치고 있다는 거야 당신의 실수가 뭐였는지 당신도

들어둘 필요가 있어

우린 산들바람을 원했어

우린 늘 기도했고

당신은 아랑곳없이 칼바람을 내려 보냈지

우린 꺾인 허리를 앓으면서도 ‘제 탓입니다’ 무릎 꿇었어

그런 논픽션을 오늘까지 살아왔어

이젠 바꿔야겠어

부메랑 받아보면 알 거야

하느? ‘님’자 하나 빼면 당신이 아무리 하느님이라도 곧장 된갱이

가 되고 말아 된갱이가 뭔지 모르지? 몽당꼬리 짐승이란 뜻이야 푸하



산책로에서 “하느 하느”하며 언니랑 큰소리로 웃는 거

그거 사실은 울음이야

비루먹은 하루하루 치료법이야

당신의 작희에 비해 우린 아주 조금 돌려주는 거야

하느? 안 그래? 켕겨? 뭘 그래~







정숙자 시인은 전형적인 우리의 어머니상이다

고궁스런 인상이 과이 심상치 않다. 단정된

그녀 에게서 흐트러진곳 하나 찾아볼수없다.

그녀의 나이에 걸맞게 차려입은 모시 한복은

분명 나아닌 뭇 남성들도 좋아 하는것은 매

마찬가지 일것이다.

그시절 풀먹여가며 다려입던 울엄마 한복 도

그녀의 한복과 긴낭자의 머리형태에서 다시금 떠오른다.




스튜디오에서 녹화중에도 눈물을 애써 흠쳐가며

그리운 어머니에 대한 흔적을 은행잎과 호미를

접목한 그녀의 시“ 편에서 우리모두 에게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우리는 기대한다 정숙자시인을 그리고 영원히 간직하련다

그녀의 아름다움마음에서 진솔하게 묻어나온 문학적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