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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장관 인사차 김형오 의장 찾아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9. 4. 05:32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개각에서 임태희(3선·성남 분당을), 최경환(2선·경산-청도), 주호영(2선·대구 수성을) 의원 등 3명의 여당 의원을 장관에 기용했다. 기존 장관들 가운데에도 전재희(3선·광명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이달곤(전 비례대표 초선) 행정안전부 장관 등 2명이 한나라당 출신이다. 그러나 전 장관은 ‘여성 몫’ 장관의 성격이 강하고, 이 장관은 의정 경험이 워낙 짧고 현재 의원직도 사퇴한 상태다. 이 때문에 현 정부에서 정치인 입각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동안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정 소통 강화를 위해선 의원 3~4명의 입각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해왔는데 이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다. 과거 이 대통령은 의원 입각 건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표출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의원들을 3명이나 발탁한 것을 두고 여의도를 바라보는 이 대통령의 시각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원들을 내각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당과 청와대 간에 긴밀한 소통에 기여하고 국정운영에 당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당도 “의원 입각이 당정 관계를 더 발전시킬 것”(윤상현 대변인)이라며 만족한 표정이다.

발탁 인사들의 면면에 대해서도 “갈 만한 사람들이 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들 3명은 지난해 정권인수위에서 당선인 비서실장(임태희), 당선인 대변인(주호영), 경제분과 간사(최경환) 등을 맡아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해봤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제관료 출신인 임·최 의원은 대표적인 당내 경제통으로 경제부문 입각 시 1, 2순위로 꼽혀왔다. 불교계 마당발로 통하는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고 친화력이 뛰어나 당·정·청의 유기적 협조를 이끌고 대야 관계를 개선하는 데 적임자란 얘기를 듣는다. 이 대통령이 당내 차세대 리더군 육성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민주당 정세균 대표, 천정배 의원, 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이 현 야권에서 리더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박근혜 “좋은 소식 있을 것”=최 의원은 2007년 당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친박계 핵심이다. 이런 최 의원의 장관 기용이 계파 갈등 구조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인천공항에서 배웅 나온 최 의원에게 “제가 유럽 가 있는 동안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가 최 의원의 입각을 두고 박 전 대표에게 사전 양해를 구했다는 의미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이미 친박계가 입각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차원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기 때문에 최 의원 입각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박근혜 사람’을 데려다 쓴다는 자체가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