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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녀가 함께하는 성교육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13. 08:13



서울 송파구 성문화센터 아이·엄마 함께 배우는 성교육
“아아악….”

12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성문화센터에선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센터 박에스더(24) 강사가 신체를 본떠 그린 그림에 성기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자 아이들이 황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소리를 질러댄 것이다. 그러자 박 강사는 “우리 몸은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제야 아이들은 눈을 가렸던 손을 뗐다.

박 강사가 스티커를 가리키며 “이 부분을 뭐라고 부르느냐”고 묻자 아이들은 ‘고추’ ‘고환’ ‘정자’ 등 다양한 답을 쏟아냈다. 박 강사는 그림 카드를 꺼내 ‘음경’이라고 정확한 이름을 알려줬다. 남녀의 생식기 차이에 대한 설명을 마친 박 강사는 “우리 몸의 이름과 역할에 대해 잘 알아야만 서로를 더 배려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초등학교 1~3학년 남학생 3명과 여학생 4명은 이날 엄마 손을 잡고 ‘부모·자녀가 함께 하는 커플 성교육’을 받기 위해 센터를 찾았다. 2007년 문을 연 센터는 학년별로 자궁방을 비롯한 각종 시설과 모형·기구를 통해 사춘기의 성, 임신·출산·피임, 사회 속의 성문화를 무료로 체험하는 곳이다.

이날 초등학교 4~6학년 남녀 12명(남 6, 여 6)도 성교육을 받았다. 유화성(30) 강사는 “사춘기가 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아이들이 노란 종이에 답을 적어냈다. “외출할 때 생리대를 챙겨야 한다” “잘 자고 잘 먹어야 한다”와 같은 답변들이었다.

유 강사는 두 개의 상자를 아이들에게 주면서 내용물을 뽑게 했다. 남자 아이들의 상자에선 휴지, 샤워기, 면도 크림, 사각팬티가 나왔다. 여학생들의 상자에선 면 생리대, 해면탐폰, 다이어리 등이 쏟아졌다. 유 강사는 “면 생리대를 쓰면 생리통과 냄새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의를 들은 송승현(12·신천초 5년)양은 “언제 올지 모르지만 사춘기가 와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온 엄마 17명을 위한 성교육도 진행됐다. 유은숙(51) 센터장은 “요즘 초등 5학년 정도면 야동(야한 동영상)은 다 봤다고 보면 된다”며 “아이들이 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기 전에 남녀의 몸과 생식기, 성 관계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늦둥이 아들 김준구(13·운천초 6년)군과 함께 온 어머니 박정숙(53)씨는 “성에 대해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가 사춘기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들의 손을 잡고 센터를 나섰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