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시 한편

기다림 - 이수정 : 어제의 사랑보다 오늘의 사랑이 조금 더 깊다면

ohmylove 2008. 1. 14. 19:34
No. 9 0 2
2008년 1월 15일(화)



 

기 다 림

이수정 


숲은 옥상에 세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집
긴 계단을 걸어
문을 열 때도
닫을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숲은 세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면
길다란 가지들이
백 갈래의 가지를 뻗고
천 갈래의 뿌리를 내립니다

숲은 숨 죽이고
세들어 있습니다만
잎사귀들이 자꾸만 달싹이고 반짝입니다
잎들이 나는 연습을 합니다
숲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꽉 붙들고 있습니다

잎사귀들은 벌써
나는 연습을 마쳤습니다
빛나는 사과를 따듯
당신이 허공에서 잎을 따낼 때까지
잎사귀들은 배회하고 다닐 것입니다
외로운 섬이 갈매기를 띄우듯이
이젠 잎을 날려야 하나 봅니다



오늘 함께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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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 새 순을 보았습니다.
 
겨울을 참아내고 봄을 기다리는 것이
늘 그 모습 그 형태인 줄 알았더니,

한 해 두 해 지날 때 마다
깊어진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매 년 새롭게,
늘 새로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것도,
어제의 사랑보다 오늘의 사랑이 조금 더 깊다면,
지금,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조금만 더 유쾌해진다면,
조금만 더 다가간다면,

눈 속 새순처럼,
사랑의 희망들이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이병하 드림.(운영자에게 사연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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