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시 한편

비 오는 날 달맞이 꽃에게 : 이외수

ohmylove 2007. 12. 22. 10:21


비오는 날 달맞이 꽃에게

 이외수(시인연보)

이 세상 슬픈 작별들은 모두
저문 강에 흐르는 물소리가 되더라
머리 풀고 흐느끼는
갈대밭이 되더라


해체되는 시간 저편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시어들은
무상한 실삼나무 숲이 되어 자라 오르고
목메이던 노래도 지금쯤
젖은 채로 떠돌다 바다에 닿았으리


작별 끝에 비로소 알게 되더라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노래가 되지 않고
더러는 회색하늘에 머물러서


울음이 되더라
범람하는 울음이 되더라
내 영혼을 허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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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언을 한번 골라보았습니다.


"증오가 섞인 사랑은 사랑보다 강하다. 증오보다 강하다."


정말 그러한지 생각해봅니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다보면, 그 사람에 대한 일종의 미운 감정이 있을 때도 많이 있죠. 물론 미워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쌓이다보면 진실로 미워하고 증오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했었던 사람들이 결혼하고서도, 이혼을 하게 되기도 하구요.


적어도 저의 경험상,
내가 원하는 만큼 그 사람이 살아가지 않고,
내가 바라고 기도하는만큼 그 사람이 날 사랑해주지 않을 때에도,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하거나 증오하지 않습니다.
단 한번도, 사랑하는 사람을 증오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증오가 섞인 사랑이 사랑보다 강할까요.
저의 경험상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

하루종일 왜 그럴까........ 짬짬이 생각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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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달빛에 비춰보면 참 곱습니다.

비 내린 후
아침 공기가 상쾌할 때,
마치 달맞이꽃이 달을 맞이하듯,
싱그러운 하루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이병하 드림



* 이 글은 2003년 6월 15일, 제 525호로 발행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