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75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 잡순 이 나라 남편들에게 권하고 싶은 시입니다. 인용문은 시의 앞부분이고 전문은 이보다 훨씬 깁니다. 기억해둘 만한 멋진 구절이 많은 시입니다. 연애 시절 화자가 앓아 누웠을 때, 병상을 찾아온 그 애인은,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라고 말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의 상투성을 일순간에 폭파해버리는 위력을 짐작하시겠는지요? 그 뜨거운 말에 감동한 화자는 이렇게 진술을 합니다. "그래서, 내가 살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라고 말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아내에게 이 시 한 편 읽어준다면 오늘밤 사랑의 면죄부를 받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

사랑의 나무를 가꾸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하느님이 뜻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는 늘 삐걱거립니다. 여자는 남자를 지배하려 하고, 남자는 여자를 노예로 만들려 하고, 가끔은 가까이 있는 게 무거워서 홀가분하게 벗어나려고 합니다. 하느님은 세상과 인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인간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일은 실패했는지도 모릅니다. 지상에서의 종교의 번성은 그 실패의 증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실패한 하느님을 나무라고 야유할 자격이 인간에게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사랑의 나무를 심은 것은 하느님의 일이지만, 그 나무를 가꾸고 키워 가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하느님이 여자를 만들 때, 남자의 머리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여자가 남자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남자의 발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

사랑의 나무를 가꾸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하느님이 뜻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는 늘 삐걱거립니다. 여자는 남자를 지배하려 하고, 남자는 여자를 노예로 만들려 하고, 가끔은 가까이 있는 게 무거워서 홀가분하게 벗어나려고 합니다. 하느님은 세상과 인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인간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일은 실패했는지도 모릅니다. 지상에서의 종교의 번성은 그 실패의 증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실패한 하느님을 나무라고 야유할 자격이 인간에게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사랑의 나무를 심은 것은 하느님의 일이지만, 그 나무를 가꾸고 키워 가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하느님이 여자를 만들 때, 남자의 머리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여자가 남자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남자의 발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

사랑의 나무를 가꾸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하느님이 뜻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는 늘 삐걱거립니다. 여자는 남자를 지배하려 하고, 남자는 여자를 노예로 만들려 하고, 가끔은 가까이 있는 게 무거워서 홀가분하게 벗어나려고 합니다. 하느님은 세상과 인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인간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일은 실패했는지도 모릅니다. 지상에서의 종교의 번성은 그 실패의 증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실패한 하느님을 나무라고 야유할 자격이 인간에게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사랑의 나무를 심은 것은 하느님의 일이지만, 그 나무를 가꾸고 키워 가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하느님이 여자를 만들 때, 남자의 머리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여자가 남자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남자의 발로 여자를 만들지 않은 이유..

사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 용혜원 詩人

오늘의 좋/은/구/절 한번 간 사랑은 그것으로 완성된 것이다. 애틋함이나 그리움은 저 세상에 가는 날까지 가슴에 묻어두어야 한다.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거들랑 자기 혼자만의 풍경 속으로 가라. 그 풍경 속에 설정되어 있는 그 사람의 그림자와 홀로 만나라. 진실로 그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은 그 풍경 속의 가장 쓸쓸한 곳에 가 있을 필요가 있다. 《윤후명, '협궤열차' 중에서》 사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용혜원 우리들이 사랑하며 지낸 날들은 추억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모든 순간들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이다. 그 소중한 순간들은 사랑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물감이 색칠해놓은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던 모든 시간과 공간은 사랑의 자취와 흔적이 남아 ..

사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 용혜원 詩人

오늘의 좋/은/구/절 한번 간 사랑은 그것으로 완성된 것이다. 애틋함이나 그리움은 저 세상에 가는 날까지 가슴에 묻어두어야 한다.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거들랑 자기 혼자만의 풍경 속으로 가라. 그 풍경 속에 설정되어 있는 그 사람의 그림자와 홀로 만나라. 진실로 그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은 그 풍경 속의 가장 쓸쓸한 곳에 가 있을 필요가 있다. 《윤후명, '협궤열차' 중에서》 사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용혜원 우리들이 사랑하며 지낸 날들은 추억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모든 순간들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이다. 그 소중한 순간들은 사랑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물감이 색칠해놓은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던 모든 시간과 공간은 사랑의 자취와 흔적이 남아 ..

사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 용혜원 詩人

오늘의 좋/은/구/절 한번 간 사랑은 그것으로 완성된 것이다. 애틋함이나 그리움은 저 세상에 가는 날까지 가슴에 묻어두어야 한다.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거들랑 자기 혼자만의 풍경 속으로 가라. 그 풍경 속에 설정되어 있는 그 사람의 그림자와 홀로 만나라. 진실로 그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은 그 풍경 속의 가장 쓸쓸한 곳에 가 있을 필요가 있다. 《윤후명, '협궤열차' 중에서》 사랑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용혜원 우리들이 사랑하며 지낸 날들은 추억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모든 순간들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이다. 그 소중한 순간들은 사랑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물감이 색칠해놓은 풍경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던 모든 시간과 공간은 사랑의 자취와 흔적이 남아 ..

[안도현의 러브레터 1]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혹시 영화 ‘일 포스티노’를 기억하시는지요? 거기 등장하는 한적한 바닷가의 배불뚝이 시인이 칠레 태생의 파블로 네루다입니다. 이 시는 그가 세 번째 아내 마틸데 우루티아에게 바친 시 100편중의 일부분입니다. 사랑을 구하기 위해 그 대상에게 시를 바치는 행위는 낭만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유치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 앞에서는 어쨌든 엄숙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는 전통이 우리의 머릿속에는 들어와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이 시를 읽으면서 네루다에게 너무 손가락질 하지는 마십시오. 그는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시인입니다. 사랑에 빠져 본 적 있는 분들은 알 것입니다. 손에 열쇠 두 개를 쥐고 있는 듯한 기분을.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쾌락과 고통, 안정과 불안, 용서와 증오, 그런 양면성 모두를..

[안도현의 러브레터 1]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혹시 영화 ‘일 포스티노’를 기억하시는지요? 거기 등장하는 한적한 바닷가의 배불뚝이 시인이 칠레 태생의 파블로 네루다입니다. 이 시는 그가 세 번째 아내 마틸데 우루티아에게 바친 시 100편중의 일부분입니다. 사랑을 구하기 위해 그 대상에게 시를 바치는 행위는 낭만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유치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 앞에서는 어쨌든 엄숙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는 전통이 우리의 머릿속에는 들어와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이 시를 읽으면서 네루다에게 너무 손가락질 하지는 마십시오. 그는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시인입니다. 사랑에 빠져 본 적 있는 분들은 알 것입니다. 손에 열쇠 두 개를 쥐고 있는 듯한 기분을.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쾌락과 고통, 안정과 불안, 용서와 증오, 그런 양면성 모두를..

[안도현의 러브레터 1]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혹시 영화 ‘일 포스티노’를 기억하시는지요? 거기 등장하는 한적한 바닷가의 배불뚝이 시인이 칠레 태생의 파블로 네루다입니다. 이 시는 그가 세 번째 아내 마틸데 우루티아에게 바친 시 100편중의 일부분입니다. 사랑을 구하기 위해 그 대상에게 시를 바치는 행위는 낭만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유치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 앞에서는 어쨌든 엄숙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는 전통이 우리의 머릿속에는 들어와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이 시를 읽으면서 네루다에게 너무 손가락질 하지는 마십시오. 그는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시인입니다. 사랑에 빠져 본 적 있는 분들은 알 것입니다. 손에 열쇠 두 개를 쥐고 있는 듯한 기분을.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쾌락과 고통, 안정과 불안, 용서와 증오, 그런 양면성 모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