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한복 입힌 채 묻어 조선의 흙이 되게 하라” 만해 한용운, 죽산 조봉암, 소파 방정환 등 한국 근·현대사의 주역들이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웃해 잠들어 있는 서울 망우리 공원묘역. 그 속에 한 일본인의 묘지가 있다. 달항아리 형상의 조형물이 무덤 옆에 세워져 있는 게 눈길을 끌지만 전체적인 모양새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무덤과 다를 바 없다. 비석엔 이런 문장이 새겨져 있다.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다간 일본인, 여기 한국의 흙이 되다.” 2일 오전 80여 명의 참배객이 모였다. 이날 80주기를 맞은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1891∼1931)의 추모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한·일 양국의 정치인·문인·학자 등 80여 명이 쓴 글을 모은 추모 문집 한국을 사랑한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