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따라 펼쳐진 해안선’ ‘영혼이 흐르는 강’ ‘사직서 쓰는 아침’ ‘내 안의 사막’…. 어떤가요? 시인의 감성으로 길어낸 우리나라 곳곳의 풍경입니다. 천수만, 동강 상류, 평창, 신두리 사구(砂丘) 이런 곳을 이르는 말입니다. 어째 쓸쓸하다고요? 시인은 책 머리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울고 싶은 사람은 이를 악물고 참는 것보다 실컷 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힘들다면 실컷 울게 하기 위해 슬픔에게 휴가를 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라고요. 글을 읽어 보면 꼭 슬픔을 삭이기 위해 혹은 덜어내기 위해 찾은 기록만은 아니지만 묘하게도 처연함이 느껴집니다. 시인의 발걸음이 머문 장소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고 입장료를 받지 않으며 아픔을 다스릴 수 있는 곳”이어서인지도 모릅니다. 그의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