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 0 7 2008년 2월 25일(월)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김선우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풀여치 있어 풀여치와 놀았습니다 분홍빛 몽돌 어여뻐 몽돌과 놀았습니다 보랏빛 자디잔 꽃마리 어여뻐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흰 사슴 마시고 숨결 흘려놓은 샘물 마셨습니다 샘물 달고 달아 낮별 뜨며 놀았습니다 새 뿔 올린 사향노루 너무 예뻐서 슬퍼진 내가 비파를 탔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잡아주고 싶은 새들의 가녀린 발목 종종거리며 뛰고 하늬바람 채집하는 나비 떼 외로워서 멍석을 펴고 함께 놀았습니다 껍질 벗는 자작나무 진물 환한 상처가 뜨거워서 가락을 함께 놀았습니다 회화나무 명자나무와 놀고 해당화 패랭이꽃 도라지 작약과 놀고 꽃아그배 아래 낮달과 놀았습니다 달과 꽃의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