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안에 100년만의 ‘눈폭탄’
11일부터 강원 동해안에 최고 1m가 넘는 폭설이 내리면서 강릉과 동해, 삼척 등지의 도시 기능이 한때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내린 눈 적설량이 삼척 110㎝, 동해 100.1㎝, 강릉 82㎝, 대관령 56.3㎝, 속초 42.8㎝ 등을 기록했다. 특히 강릉은 11일 77.7㎝의 눈이 내려 하루 신적설량으로는 1911년 기상관측 이후 100년 만에 가장 많았다.
100년 만에 내린 폭설로 강릉과 동해, 삼척지역은 거대한 눈덩이에 갇혀 모든 일상이 멈춰섰다. 1m 가까운 눈이 내린 강릉지역은 이날 오후까지도 주요 도로를 제외한 뒷길과 골목길, 단독주택 뿐만아니라 아파트도 허리춤까지 눈이 쌓인 탓에 도심 기능이 사살상 마비됐다. 택시와 시내버스가 운행을 멈췄고 아파트와 골목길의 차량을 빼내는 것은 고사하고 자기차를 찾기조차 어려웠다.
폭설로 동해안 7개 시군 184개 시내·농어촌버스 운행도 전면 중단되거나 단축됐다. 강릉시는 시내지역 24개 노선을 제외한 전 노선이, 동해시와 삼척시는 전 노선이 결행됐다. 고성·양양·태백 등도 정상운행하는 노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동해안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열차도 지연되거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강릉~도계 81.4㎞ 구간 선로에 1m가량 쌓인 제설작업이 늦어지면서 영동선과 태백선 무궁화 열차의 출발과 도착이 각각 3시간 이상씩 지연됐다. 또 강릉~삼척간 ‘바다열차’ 4편과 청량리~부산에서 주말에만 강릉으로 운행하는 주말열차도 아예 운행하지 못했다.
고속도로 2개 구간과 국도 1개 구간의 교통도 통제돼 차량 수백대가 밤새 고립돼 운전자 등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지난 11일 오후 10시께 삼척시 원덕읍~삼척시내 구간 7번 국도에서 26t 탱크로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양방향 도로를 막아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이틀째 전면 통제됐다.
이 때문에 이 구간을 운행하던 차량 100여대의 운전자 300여명이 오도 가도 못한 채 고립됐고, 고립 운전자들은 음식이나 마실 물조차 없는 상태에서 밤새 추위에 떨었다. 이들은 12일 새벽께 폭설을 뚫고 고립 현장에 도착한 경찰 등에 의해 간신히 빵과 음료를 전달받았으나, 17시간이 넘도록 고립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강릉의 경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비닐하우스가 9개소 5만5110㎡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동해 9개소 6376㎡, 양양 13개소 3861㎡ 등 31개소 6만5347㎡에 달하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삼척시 남양동 아트볼링장 지붕 일부가 무너졌고, 풍물시장 비 가림막이 붕괴돼 점포 7곳에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도로관리 당국은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등에 970여 대의 제설장비와 1700여명의 제설인력을 긴급 투입해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육군 8군단과 23사단은 650여명의 병역을 투입해 제설작업과 함께 고립된 차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 오후부터 점차 그치기 시작해 늦은 오후에는 대부분 눈이 그칠 것”이라며 “오늘 밤까지 영동과 산지는 5~10㎝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어 “일반적 마른 눈(건설)의 경우 1m 높이로 쌓인 눈의 무게는 ㎡당 평균 300㎏ 정도지만 습설은 이보다 2~3배가량 무겁다”며 “이번 눈은 0℃ 안팎 기온에서 눈이 만들어져 습기가 많은 만큼 비닐하우스, 건물지붕 등의 붕괴 가능성이 있으니 제설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문화복지신문
기사 출처 : [제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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