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70년 해로 美 부부의 비극적 이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1. 25. 06:11



사랑하는 아내를 총으로 쏴 죽일 수밖에 없었던 한 노인의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1일 정오(현지시각)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실비치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총성이 한 발 들렸다.

몇 분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병상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클라라 레이어드(86) 할머니를 발견했다.

앞서 경찰이 요양원에 도착했을 때 복도에 있던 로이 레이어드(88) 할아버지는 경찰을 클라라의 병실로 안내했다. 로이는 숨진 클라라를 확인한 경찰관들이 보는 앞에서 조용히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2일 70년을 해로한 노부부가 이렇게 비극적인 이별을 했다고 소개했다. 로이는 10대 때 클라라와 결혼했다.  세계 최대의 미국 종합전기회사(General Electric, NYSE: GE) 기술자로 근무했으며, 리틀리그 베이스볼에도 헌신적으로 봉사했었다. 다음 달이면 이 부부는 결혼 70주년이 된다.

로이는 5년 전부터 치매에 걸린 클라라를 집에서 극진히 보살피며 서서히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아내를 안타깝게 지켜봤다. 간병인 도움도 받지 않고 손수 아내의 빨래와 식사를 수발했다.

남편 로이는 석 달 전 증상이 악화한 아내를 가족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집에서 가까운 요양원에 입원시켰다. 그 당시 아내는 혼자서는 먹지도, 휠체어에 앉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지인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로이는 아내를 요양원에 보내고 나서도 매일 세 번씩 아내를 찾아 손수 식사를 떠먹였다. 로이 부부의 한 친구 낸시 그리잘바는 “로이는 항상 아내에게 입맞춤으로 헤어지는 인사를 했다.“라면서 “그는 결코 그의 아내에게 단 한 번도 조급해하거나, 화를 내지 않았었다. 그는 아내에게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 했다.“라고 전했다.

로이 부부의 딸 캐시(68)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안락사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는 아버지로부터 병든 아내를 죽이고 자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몇 차례 들었던 적이 있지만, 아버지가 실제 그러한 행동을 할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앤드류 리 │문화복지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