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이란전]“5백 탓에 공격 부작용…공간 창출 실패“[전문가 분석]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9. 8. 13:09


“다수의 수비가담으로 측면 공략에 실패해 공간을 못 만들었다.“ 이란전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은 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마수드 쇼자에이(26. 오사수나)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조광래 감독(56)은 예고한 대로 이청용(22. 볼턴 원더러스)을 전방으로 포진한 3-4-2-1 전형으로 이란전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나이지리아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짧은 패스 및 공간창출 플레이가 이란의 전면압박과 강한 측면 공격에 막히면서 결국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은 “최대 5명이 가담하는 수비가 전방과의 거리를 넓히면서 오히려 공격의 힘을 약하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또한 “나이지리아전과는 반대로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활로를 개척하는데 실패했다“며 패배 요인을 분석했다.

◇다음은 축구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용수(KBS해설위원. 세종대 체육학과 교수)

-스리백(3-Back)을 사용했는데 윙백이 수비에 자주 가담하면서 사실상 파이브백(5-Back)이 된 모양새다. 압신 고트비 이란 감독은 한국이 스리백을 설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공격진을) 넓게 배치했는데 이란 입장에서는 이것이 주효했다. 스리백은 상대 공격진이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스리백의 태생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달 붙은 나이지리아는 측면 공격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란은 다르다. 스리백이 가진 태생적인 한계를 보여준 경기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홍명보(올림픽대표팀 감독)

-미드필더진의 수적 열세가 보인다. 수비에 5명이 내려가다 보니 일어난 현상으로 보인다. 김영권(20. FC도쿄)과 홍정호(21. 제주)의 컨디션은 나빠 보이지 않는다. 이영표(33. 알 힐랄)와 최효진(27. 서울) 등 윙백 선수들이 쉴새없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수비가 효율적으로 되는 것 같지 않다. 체력적인 문제도 우려된다.

▲김대길(KBSN 해설위원)

-고트비 감독이 팀을 아주 잘 만든 것 같다. 한국은 정상적으로 스리백을 하든가, 아니면 포백을 겸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 가지 수비로는 안 된다. 기성용(21)은 셀틱에서 많이 뛰지 못해서 그런지 몸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윤빛가람(21. 경남)은 이란 선수들이 거친 플레이를 펼치다 보니 나이지리아전에서처럼 여유로운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신재흠(연세대 감독. 축구협회 기술위원)

-기존 스리백에 윙백 2명까지 5명이 수비에 가담하는데, 숫자가 너무 많다. 이란은 공수 전환이 빠른데 우리는 다수가 수비에 가담하다 보니 공격으로 연결되는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란 측면 수비가 강해 이영표, 최효진이 빠르게 위로 올라갈 틈도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우리는 올라가는 시간이 부족해 상대 수비가 정지해 있는 상황에서 뻔히 보이는 플레이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스리백의 활약은 크게 나무랄 데가 없었다. 최효진과 이영표가 좀 더 위로 올라서야 한다.

▲한준희(KBS해설위원)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란에 밀렸다. 이란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밀한 패스가 이뤄질 수 없었다. 이란은 순간적 협력수비가 잘 되는 모습이다. 때문에 측면에서 힘 있는 플레이를 펼치기 힘들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기성용, 윤빛가람, 최효진, 이영표의 활약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는데, 오늘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청용 시프트는 시도는 됐지만, 빈도가 적어 효과를 평하기는 어렵다.

▲서정원(올림픽대표팀 코치)

-나이지리아전과 달리 조금 부진한데 이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대표팀이) 일단 공격이 끊겼을 경우 전방부터 압박을 하는 것은 좋았다. 물러서지 않는 것이 괜찮았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전보다 세밀함이 조금 떨어진다. 고트비 감독이 (한국전을)굉장히 많이 준비한 것 같다. 한국 선수들 개개인 특성까지 잘 알고 있는 감독이다 보니 이런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 홍정호와 김영권은 나이지리아전보다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큰 경기를 치르면 분명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은 세밀하고 기술이 있다. 한 번 공을 잡으면 쉽게 빼앗기지 않는다. 나이지리아는 선 굵은 축구를 했지만 이란은 기술 축구를 한다. 스리백은 수비시 5명이 라인을 형성한다. 바꿔 말하면 역습시 공격 숫자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수비에 치중하다 보면 공격수가 부족하니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미드필더들의 영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안익수(FC서울 수석코치)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던 기존 선수와 신예가 반반씩 구성된 대표팀이다. 조직력을 살리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던 만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지금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란 수비진이 제공권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고 선제골까지 기록하면서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표팀도 실점 이후 몇 차례 찬스를 만들어내는 부분은 좋았다.

▲이상윤(MBC ESPN해설위원)

-최효진과 이영표가 공간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상대 선수와 경합을 하면서 전방 공격수들에게 또 다른 찬스를 열어줬어야 하는데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이란 골문을 흔들지 못했다. 이란은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 등 3선의 간격이 촘촘한 것이 인상적이다.

문화복지신문
김 남 선 (kns7724@capa.or.kr)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