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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거짓말 했나…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워진 박연차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8. 29. 08:12


또 거짓말 했나…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워진 박연차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인연과 관련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회장과 만남 시점에 대해 말 바꾸기를 한데 이어 27일엔 청문회에서 언급한 '첫 만남 시점'보다 이른 2006년 2월 두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까지 공개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 후보자 발언을 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가 8ㆍ8 개각에서 총리로 지명되자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2007년 4월 그가 미국 뉴욕에서 박 전 회장의 돈 수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검찰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야당의 공세는 그와 박 전 회장과의 인연을 캐는 데 집중됐고 그는 적극 방어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직전인 22일 '박 전 회장을 만난 시점은 2007년 이후, 골프는 2008년 이후 몇 차례'라는 서면 답변을 청문위원들에게 보냈다. 청문회 첫날인 24일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지만 김 후보자는 “(2006년엔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었다“ “만남은 2007년 이후가 확실하다“고 답했다.


그러다 25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06년 10월 김해 정산CC에서 골프를 함께 친 기록을 들이대자 “2006년 가을부터 박 전 회장을 아는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의 확인 질의에 “적어도 2006년 경남지사 선거(5월31일) 전에는 만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김 후보자가 2006년 2월 경남대 주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 전 회장 바로 옆에 서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25일 주장의 논리적 토대가 거의 무너지게 됐다. 김 후보자의 핵심 측근은 “수백명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같이 사진을 찍은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했지만 신뢰도에 또 한 번 금이 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김 후보자가 이렇게까지 박 전 회장과의 인연을 부인하는 이유는 뭘까. 박 전 회장은 김 후보자가 2004년 11월 만든 뉴경남포럼이라는 정책자문기구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또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의 공장이 있는 베트남을 2008년 8월에 사적으로 방문했는데, 동행자가 박 전 회장과 절친한 경남 함안의 스님이었다.

여러 정황상 도백인 김 후보자와 지역 유지인 박 전 회장은 당연히 서로를 알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이렇게 되면 2007년 4월 금품 수수를 부인하는 근거 중 하나인 “그때까지는 박 전 회장을 잘 몰랐다“는 주장이 깨질 수 있는 것이다.

일단 야권은 김 후보자가 게이트 연루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을 바꾸다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박 전 회장과 골프를 치고, 만나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권을 주거나 용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하면 되는데, 딱 잡아떼려다 말 바꾸기와 거짓말을 하게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