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 “야유 보낸 일본 응원단에 대답해주고 싶었다”
ㆍ캡틴 박지성 한·일전 선제골… “반드시 이기겠다” 약속 지켜
ㆍ부담 털고 한수 위 실력 과시
어느 조직이든 말만 많고 행동하지 않는 리더는 동료들의 신임을 얻기 어렵다. 반면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내는 리더는 동료들이 믿고 따르게 마련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분명 후자다. 박지성이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한·일 평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뽑으며 대표팀 후배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였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초반부터 공격과 수비 진영을 오르내리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기회는 전반 6분에 왔다. 박지성은 김정우가 가로챈 공을 잡은 뒤 10여m를 단독 드리블해 골문 왼쪽 하단으로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상대 수비수 3명이 에워쌌지만 막을 수 없었다. A매치 12호골이자 한·일전 첫 골. 통쾌한 결승골로 이날 경기의 ‘맨 오브 더 매치’가 됐다.
박지성은 득점 후 세리머니에서도 주장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골을 넣은 뒤 결연한 표정으로 일본 응원석을 바라보며 내달린 것. 자국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하던 일본 축구팬들은 일순간 침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 후 박지성은 “한국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낸 울트라 닛폰 응원단에 대답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랜 경험에서 얻은 박지성의 두둑한 배짱은 널리 알려진 바다. 박지성은 21세 때 이미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았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3년 유럽에 진출했고 2005년 맨유로 이적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
이런 박지성에게도 한·일 평가전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데다 베스트 멤버를 꾸린 상황에서 패배해서는 안된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는 한·일전을 앞두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한·일전은 단순한 친선경기가 아니다”라며 “월드컵 경험이 전무한 젊은 선수들에게 한·일전은 월드컵과 비슷한 강도의 스트레스를 익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후배들에게 ‘스트레스 대처법’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후반 28분 교체 전까지 쉼없이 뛰면서 팀에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은 것. 빼앗긴 공은 끝까지 따라가 태클로 다시 빼앗았고,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일본의 공격을 차단했다.
그는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뛰었다”며 “선수들을 제어하는 게 주장의 역할인 만큼 평소보다 더 많이 동료들과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이날 한·일전 첫 골을 신고하면서 일본의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대표팀의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이번 평가전은 기획 의도와 달리 한국 대표팀의 잔칫날이 됐다.
문화복지신문
기사 출처 : [제클뉴스]
http://news.zecl.com/news_view.php?bo_table=m5&wr_id=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