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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전하는 ‘도배봉사단’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1. 3. 10:53


쪽방촌에 사랑 전하는 ‘도배봉사단’


“아이고, 창고 같던 집이 새집이 됐네!“

지난달 27일 인천시 중구 북성동의 한 쪽방촌.

70대 할머니와 6살, 7살 손자들이 함께 사는 33㎡ 좁은 집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한 손에는 벽지를, 한 손에는 사랑을 들고 쪽방촌을 누비는 '인천사람연대 도배봉사단'.

봉사단원들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능숙한 솜씨로 벽지를 재단한 뒤 도배에 나섰다. 이들의 손길이 지나가자 어두침침하던 방 안은 예전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고 쾌적해졌다.

쪽방촌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60~80대의 홀몸노인이나 장애인이다. 한 달 내내 마늘껍질을 벗겨 번 돈이나 정부보조금 등으로 근근이 생활하다 보니 도배나 집수리 같은 것은 엄두조차 내기 힘든 실정이다.

도배봉사단은 이처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2006년부터 매월 2~3차례 쪽방촌을 찾고 있다. 도배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인천사람연대 상근직원과 회원들이 의기투합해 선행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들의 손길이 닿은 쪽방만도 55곳에 달한다.

도배 비용은 활동회원과 후원회원 등 20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조달한다. 철도기관사나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원 등 직장인 회원들은 야근 다음날의 달콤한 휴식까지 반납하고 쪽방촌으로 향하는 언덕길을 오른다.

봉사단은 또 올해 2월부터 도배 봉사의 확산을 위해 타 단체 활동가나 일반인에게 도배 기술을 가르쳐주는 '도배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8월부터는 인천쪽방상담소와 연계해 본격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언제 지어졌는지도 짐작하기 힘들 만큼 낡은 건물과 복잡한 집 구조, 집안 곳곳에 핀 곰팡이 등으로 도배 작업이 쉽지만은 않지만, 봉사단원들은 “도배를 마친 후 쪽방촌 주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달아난다“라고 입을 모은다.

도배봉사단 활동회원 진현준(30)씨는 3일 “허리가 불편해 거동을 못 하시는 할머니가 도배하는 날 지팡이를 짚고 문앞에 나와 기다릴 정도로 좋아하시더라“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에게 잠시나마 기쁨을 선사한다는 보람이 크다. 앞으로도 100회, 200회까지 도배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