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억류 연안호 30일만에 귀환.
추석前 남북 이산가족 100명씩 상봉 합의.
지난달 30일 북한에 예인됐던 '800연안호'의 선원 4명과 선박이 억류 30일 만인 29일 돌아온다. 통일부는 28일 “북한이 오후 군 통신선을 통해 연안호 선원과 선박을 29일 오후 5시 동해상에서 우리측에 인도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해경측이 동해상 NLL(북방한계선) 부근에서 선원과 선박을 인도받아 거진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며 “선원들은 그동안 장전항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연안호에는 선장 박광선(54)씨와 기관장 김영길(54)씨, 선원 김복만(54)·이태열(52)씨가 타고 있었다.
또 남북은 이날 금강산에서 끝난 적십자회담에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9월 26일~10월 1일 양측 100명씩 모두 200명 규모로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9월 26~28일 우리측 방문단 100명이 북측 가족 200여명을 먼저 만나고, 9월 29일~10월 1일에는 북측 방문단 100명이 우리측 가족 450여명을 만나게 된다. 단체 상봉 장소는 우리측 요구대로 작년 7월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처음 이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2007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2년여 만에 재개된다. 이번 합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남북 준당국 간 합의로, 향후 남북대화 활성화와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북은 합의서 2항에서 “이산가족 문제 등 적십자 인도주의 문제를 남북관계 발전의 견지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측이 이번 회담에서 집중 제기한 '새로운 형식'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법을 포함, 북한이 요청할 가능성이 큰 식량·비료 등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 간 인도적 문제를 다루는 적십자회담 합의서에 서명한 날짜에 맞춰 연안호 송환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관계 개선의 '공'을 빠르게 우리측으로 넘기는 양상“이라고 했다.
실제 북한은 이달 들어 억류 근로자 유성진씨 석방(13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16일),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등 현대그룹과 북한 간 5개 합의안 발표(17일), 북한지역 출입·체류 제한 해제(21일), 북한 특사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예방(23일) 등의 유화 조치를 잇달아 취했다. 최근 북한 매체들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처음으로 '대통령'이란 호칭을 썼다. “북한이 현 정부 출범 이후 계속 강도를 높였던 대남 압박 조치들을 최근 20일 사이 한꺼번에 풀고 있다“(안보부서 당국자)는 것이다. 지난 26일 적십자회담 기조발언에서 북측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이 “이명박 정권 출범 후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계기점“(조선신보)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예상보다 숨 막히자 이를 탈출하기 위한 동아줄로 남한을 붙잡으려는 것“(서재진 통일연구원장), “김정일 건강 이상 이후 내부 단속을 위해 대남·대외 강경책을 취했는데 최근 김정일 건강 회복과 함께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다시 푸는 것“(이조원 중앙대 교수) 등의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의 경제난과 관련 있다는 견해가 많다.
김정일은 '강성대국' 달성 목표 해인 오는 2012년까지 “몇 해밖에 남지 않았다“며 “대중의 정신력을 총동원할 것“을 당·군·경제기관 간부들에게 강조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이 내부 단속과 경제난 극복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시작한 '150일 전투'(노동력 총동원 운동)도 다음 달 중순이면 끝난다.
한편 이날 대한적십자사(총재 유종하)는 컴퓨터 추첨을 통해 이번 상봉 후보자 300명(3배수)을 뽑았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생존 이산가족은 8만7586명이며 이 중 90세 이상 고령자는 4158명(4.7%)이다. 남북은 9월 1일 각각 200명의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9월 17일 각 100명의 최종 상봉대상자 명단을 서로 통보한다.
기사 출처 : [제클뉴스]
http://news.zecl.com/news_view.php?bo_table=m1&wr_id=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