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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필요성 실감한 중국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21. 08:54


환경의 필요성 실감한 중국

지난 몇 년 동안 다이촌을 방문 조사해온 장시사범대학 환경동아리 '란톈'(藍天)의 한 관계자는 “주민 대다수는 피부병, 결석, 간경화, 간복수 등을 공통적으로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년간 암과 백혈병 및 각종질환으로 사망한 환자는 해마다 7, 8명에 달한다“면서 “오직 다이촌과 그 주변 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2004년 다이촌의 비극이 조금씩 세상 밖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환경운동가들은 다이촌을 중국 10대 암(癌)마을 중 하나로 지정했다.

살기 좋은 마을 다이촌에 불어 닥친 죽음의 병

본래 다이촌은 드넓고 맑은 호수 러안허(樂安河)를 끼고 있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 예부터 러안허는 다이촌 주민들에게 기름진 곡식의 수확을 가능케 했고 풍부한 어족 자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금 주민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암마을로 변모케 한 원인이 러안허라고 단정 짓고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러안허가 조금씩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다 주었기 때문이었다. 러안허의 물을 마시고, 러안허의 물로 쌀과 채소를 씻고, 러안허 변에서 옷을 빤 뒤에, 주민들은 경련이나 고열에 시달리고 피부질환을 앓아야만 했다.

그러나 다이촌과 러안허 일대를 조사한 란톈은 비극의 주범이 따로 있음을 발견했다. 러안허 주변에 위치한 더싱(德興)제련소가 문제였다. 더싱제련소는 아시아 최대의 구리 노천광산을 끼고 있어, 1958년 조업 이래 중국에서 가장 많은 구리를 생산했다.

더싱제련소는 첨단시설을 갖추어 다양한 구리 제품을 생산한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제련 과정에서 오폐수 처리는 예외였다. 대량의 중금속이 함유된 공업폐수를 러안허에 그대로 쏟아낸 것이었다. 현재 오염된 러안허는 더 이상 다이촌 주민들의 생명원이 될 수 없었다. 단 한 마리의 물고기조차 살기 힘든 죽음의 호수로 변했다.

오늘날 중국 내에서 암마을의 비극은 다이촌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래 중국 언론매체가 보도한 괴질촌이나 암마을은 헤아릴 수가 없다. 그중 47곳은 목록으로 정리되어 지도로까지 만들어졌다.

지난달 초 미디어 연구자인 자오징(趙京)은 구글 지도를 이용해 환경오염으로 인해 많은 암환자가 발생하는 마을 47곳을 표시한 암마을 지도('지도 원본')를 제작했다. 자오징은 홍콩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와 한 인터뷰에서 “지도를 제작하여 중국 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더욱 직접적인 메시지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비극은 다이촌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중국 내 암마을 47곳

암마을 지도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한 기자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지난 4월 탐사보도 전문기자 덩페이(鄧飛)는 홍콩 < 펑황(鳳凰)주간 > 에 수십 명의 암환자가 발생한 허베이(河北)성 다창(大廠)현 샤뎬(夏?)진의 실상을 보도했다. 샤뎬진은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불과 44㎞ 떨어진 마을로, 수백 년 동안 여러 개의 집단 촌락이 번성해온 지방이다.

평화롭던 샤뎬진에 금세기 초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 질환이 발병하면서 죽음의 그림자가 도래했다. 2001년 첫 암환자가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암으로 사망한 주민만 10여 명. 적지 않은 샤뎬진 주민들은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샤뎬진 여러 마을에서 암환자들이 발생한 원인은 다이촌과 똑같았다. 샤뎬진 서쪽에서 조업 중인 몇몇 압연기제조공장에서 폐수를 무단 방류하여 모든 식수원이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이다. 샤뎬진은 동과 서, 북쪽이 바오치우허(鮑邱河)에 의해 포위되어 있는 지리적 특색을 지녔다.

바오치우허는 샤뎬진 곳곳을 가로지르는 작은 실개천들과 이어지는데, 공장폐수는 바오치우허와 그 지류, 심지어 지하수까지 오염시켰다. 덩페이는 “샤뎬진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암에 걸린 것은 공장 폐수로 오염된 식수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마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덩페이는 샤뎬진의 비극을 전하면서, 지난 수년간 환경오염으로 인해 암환자가 나타난 것으로 보도된 31곳 마을을 찾아내 목록을 만들었다. 덩페이는 이 31곳 마을에서만 최소 900여 명이 암으로 숨진 것을 밝혀냈다. 이렇듯 자오징은 덩페이의 보도에서 영감을 얻어 지도를 만들게 됐다.

자오징이 확대 정리한 47곳의 암마을은 공업이 발달한 허베이·산둥(山東)·장쑤(江蘇)·저장(浙江) 등 동부해안지방뿐만 아니라 내몽골·산시(陝西)·쓰촨(四川)·윈난(雲南) 등 내륙 곳곳에까지 분포되어 있다. 암마을이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사회문제임을 알 수 있다.

문화복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