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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국회개원사 김형오 의장“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28. 20:17


“국회의장 18대 국회 개원사 “

김형오 국회의장 이 함께 선진국회의 원년을 만들자고 제안낭독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용훈 대법원장,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내빈 여러분,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국민과 국가와의 신성한 약속을 위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영광스런 자리에 서게 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제헌 60주년을 맞아 역사의 한 굽이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엄숙한 순간에 입법부의 수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더욱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됩니다. 오늘, 40여일의 긴 곡절과 진통 끝에 18대 국회가 마침내 문을 열었습니다.

한 달 넘게 원 구성조차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면서 국민들께 적지 않는 실망과 염려를 안겨 드렸습니다. 그 이유가 어찌되었던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고, 국민들께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올해는 대한민국이 꼭 6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미래로, 세계로 뻗어가는

위대한 역사를 썼습니다. 어느 나라 현대사에 비추어도 손색없는 자랑스러운 성공의 역사입니다.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선진국가의 기틀을 세웠습니다. 반민주의 시련을 딛고 민주주의를 신장시켜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지난 60년은 도전과 응전으로 기록된 역동적인 역사였으며 앞으로도 그 역동성은 계속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헌법 제정과 함께 출발한 우리 국회도 올해로 환갑을 맞았습니다.

제헌국회 출범이래 우리 국회는 숱한 영욕을 겪으며 역사의 파고를 넘어 왔습니다. 그러나 국회 60년사를 돌이켜보면 고쳐야 할 어두운 부분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우리 국회 스스로의 문제해결 방식은 빛나는 민주 헌정사에 비해 너무도 미흡합니다.

18대 국회는, 이러한 역사의 교훈과 반성을 가슴 깊이 새기며 새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 성숙한 민주주의,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겠다는 각오를 다집시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18대 국회는 역사적으로 세 가지 새로운 소명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첫째, 제헌 60년을 맞아 선진화의 길을 닦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민주화, 산업화의 대장정을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경제를 비롯하여 사회 각 분야의 선진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합니다.

둘째,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 헌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1987년 제9차 헌법 개정을 통해 우리는 다섯 분의 대통령을 선출했고, 여섯 번의 총선거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국회가 개헌을 주도하고 완성해야 합니다. 국회에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두어 개헌에 대한 연구를 깊이 있고 차분하게 진행하겠습니다.

셋째,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입법부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여당이라고 정부 편만 들어서도, 야당이라고 무조건 비판만 해서도 안 됩니다. 여야나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뛰어 넘어 국민의 편에 서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정의 균형을 잡는 진정한 국회상을 구현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최근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초리는 차갑기만 합니다. 대의정치를 신뢰하지 못하는 국민들은 직접 거리로 나가려 합니다. 어느 누구를 탓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책임입니다. 그러나 '거리의 정치'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 의 제도적 틀 속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회가 '정치의 중심'에 서서 국민의 역동적 에너지를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모든 이견과 갈등을 가져와 녹여내는 '소통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국회가 대결과 투쟁의 싸움터가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의 생각을 모으는 '민의의 전당'이 되어야 합니다.

몇날 며칠 밤을 새워서라도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서 국정현안과 민생에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말로 18대 국회를 시작하려 합니다. 민심을 두려워하며 항상 낮은 자세로 국회의장의 소임을 충실히 다하겠습니다. 민생을 살피고 정책을 만들고 갈등을 조정하는 '일하는 국회의장',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소수의 의견을 외면하지 않는 '국민의 국회의장', 또한 국민을 받드는 국회의원 여러분의 입법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는 '섬기는 국회의장'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정책국회' 국민과 항상 눈높이를 맞추는 '소통 국회'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운영하는 '상생국회'를 실현하는데 모든 힘을 쏟을 것입니다. 국회에 '국회제도개선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상시국회의 운영, 국정감사 제도의 개선, 입법 활동 지원 강화 등 입법부로서 국회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국회가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 크게 바뀌고, 더 많이 변해야 합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국회,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를 위해 국민이 '됐다'할 때까지 변하고 바뀌어야 합니다. 권위주의적인 정치문화부터 청산해 나가야 합니다. 저부터 자세를 낮추겠습니다. 권위는 지키되 권위주의적인 찌꺼기들은 과감히 없애겠습니다.

대결과 투쟁의 정치, 싸우는 문화도 사라져야 합니다. 막말과 몸싸움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정치 불신만 부추길 뿐입니다. 품격을 갖춘 말과 행동으로 선량한 국민이 본받고 싶어 하는 국민의 선량이 되도록 합시다. 대화하고 타협하라는 게 국민의 요구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 관용과 배려의 정치를 펼칩시다.

구태와 부패는 깨끗이 걷어내고 유리알같이 투명한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의원외교, 회의장 출결, 소위원회 회의록 등 모든 것을 공개하여 우리 스스로 모범을 보입시다. 그래야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낡은 생각, 구태의연한 자세로는 안 됩니다. 변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합니다. 지나온 60년의 성취와 보람 위에서 새로운 국회 의회 민주주의 의 역사를 써나갑시다.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다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국회가 법을 만드는 곳일 뿐만 아니라 꿈을 만들고,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곳임을 국민들께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합시다. 18대 국회가 선진 국회의 기틀을 마련한 국회,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적인 국회였다는 평가를 받도록 합시다. 정치의 시작도 끝도 그리고 그 중심도 국회가 되도록 합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8년 7월 11일 국회의장 김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