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시 한편

개구리의 명상 - 사랑,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ohmylove 2008. 1. 5. 18:33

No. 9 0 1
2008년 1월 5일(토)


개구리의 명상 16

조병화


사랑하며 배우며 가르치며

찬바람 심한 이 거센 세월을 시로

잠시 비켜서 쉬어가기 위하여

외로움, 즐거움, 그리움, 서로 주고 받으며 살아가옵니다

살아가면서 사람이 시로를 갖고 싶을 정도로

사무치게 짙어지면, 서로 괴로워지니

서로 갖고 싶은 마음 애달프게 쓸쓸해지면

마음 아파도 그저 빙그레 웃으시오

사랑은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서로 살아가면서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랑이 외로워지면 질투하는 마음으로 어두워지고

질투하는 마음이 고이거든

마음 공허하더라도 숨어서 혼자 울으시오

사랑은 질투가 아니기 때문에


아, 살아가면서 서로가 한없이 사랑이 뜨거워지면

서로 소유하고 싶은 마음, 질투하는 마음,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잠시도 견디기 어려운 마음,

어찌 생기지 아니하리오만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고

한없이 곱고 뜨거운 그리움이어서

그리운 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그저 그만큼 그리움으로 숨어서 우는 일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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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 친구 joart의 사진

그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그리움의 나룻배가 있습니다.

어느 누구는 외딴 방, 외딴 섬으로 찾아오는 사람 맞이하겠다며
새벽부터 나룻배를 움직여 보기도 합니다.

어느 누구는 사랑은 그런게 아니라,
그저 그리움으로 뭉쳐 기다리는데 익숙하기도 합니다.


역시 사랑도 여러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나룻배 끌고 나가는 듯,
코스모스 길 동구 밖에서 기다리는 듯,
외딴 방에서 쪼그리고 앉아 고개를 떨구는 듯,

당신의 그 어떤 모습이라 할 지라도,
어느 것 하나 작고 하찮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하는 소근소근한 말,
움직이는 발걸음, 눈썹의 작은 움직임,
때로는 힘껏 하는 몸짓까지,
그 하나하나가 사랑 그 자체라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병하 드림.(운영자에게 사연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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