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년이 아니라 아직 12년밖에 안 됐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997년 10월 첫선을 보인 이후 12년간 대한민국 대표 문화 상품으로 세계를 누빈 '난타'를 제작한 PMC프러덕션 송승환 대표에게 '난타'의 성공은 진행형이다.
2000년 7월 국내 최초의 전용관을 설립해 지난달 22일 전용관 공연 1만회를 돌파하는 등 수많은 기록을 새로 썼지만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송 대표는 “내가 죽은 후에도 계속 공연되는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 희망사항“이라며 “세상이 바뀌고 관객들의 감각도 바뀌기에 '난타'도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는 50-60년째 공연 중인 작품도 있는데 '난타'는 이제 겨우 12년밖에 안 됐어요. 우리 관객이 워낙 새것에 민감하지만 길게 보는 것도 필요해요. '난타'가 오래된 공연이라 생각하시는데 50-60년을 하려면 갈 길이 멉니다.“
'난타'는 관람객이 470만 명에 이르며, 첫해 30억 원 수준이던 한 해 매출액은 150억 원을 넘어섰다. 5명으로 출발한 PMC프러덕션은 80명이 몸담은 회사로 성장했고 계약한 배우만 150여 명에 이른다.
이러한 성공은 세계 시장 진출이라는 분명한 목표에서 나왔다. 송 대표는 이 확고한 목표를 위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장르를 택했다.
전용관을 설립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 전략도 주효했다. 현재 3곳의 전용관을 운영 중인 '난타'는 태국 등 외국에 전용관을 짓는 것을 타진하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난타'의 성공 신화를 이을 후속작도 세상에 나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일명 '난타2'로 불리는 '오토(The Auto)'가 10월에 시험무대 성격의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역시 리듬과 비트를 중심으로 한 비언어극으로, 무대를 주방에서 자동차 정비공장으로 옮겨 정비공들이 자동차를 고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풀어낸다.
송 대표는 “'난타'와 마찬가지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쇼'“라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동차는 우리 생활에 밀접해 굉장히 친근한 소재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철판뿐만 아니라 경음기와 오디오 등으로 '난타'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큰 소리를 낼 수 있고 헤드라이트와 윈도브러시 등 시각적으로도 다양한 효과를 낸다.
또 하나의 야심작은 안동 하회탈춤을 이용한 '탈'이다.
송 대표는 “우리 탈춤을 그동안 전수는 잘 해왔지만 탈을 이용한 현대적인 퍼포먼스는 없다는 게 아쉬웠다“며 “내년 8월께 안동에 마련될 1천석 규모의 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며 이 작품 역시 외국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속편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는데 두 작품이 '난타'의 성공을 이어주리라 믿는다“며 “쉽지 않겠지만 '난타'의 경험을 살려 보다 쉽게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지금은 비언어극 제작에 힘을 쏟지만 송 대표는 아역배우로 시작해 정통 연극, TV드라마, 영화, 라디오 DJ, TV MC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한 스타 배우 출신이다.
“1980년대 가장 센세이셔널한 연극이었던 '에쿠우스'에 출연하면서 TV 쇼프로그램 '젊음의 행진'도 진행했어요. 저는 순수 연극만 고집하는 배우도 아니고 TV쇼에만 출연하는 엔터테이너도 아니죠.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넓고 유연한 생각을 했기에 넌버벌 장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난타'처럼 롱런하는 작품을 계속 만드는 게 목표“라는 송 대표는 끊임없이 외국 진출을 시도하면서 창작 뮤지컬의 개발에도 비중을 둘 생각이다.
“지금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득세하지만 사실 정서적으로 우리 관객에 딱 들어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할리우드 영화가 어느 날 한국 영화에 주도권을 내줬듯이 뮤지컬도 그런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기사 출처 : [제클뉴스]
http://news.zecl.com/news_view.php?bo_table=m5&wr_id=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