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영화 <올드보이>제작진은 서울의 어떤 헌책방에서 일본 만화 하나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것을 영화로 만들기로 하고 만화 원작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했다. 1,500万원이었다.
영화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나중에 일본은 영화를 수입했다.
220万달러(약 22億원)를 지불했다.
1,500万원과 220万 달러(약 22億원)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2004년 6월 30일,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 특이한 상품이 등장했다.
가치 투자로 유명한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였다.
시작 가격은 2万 5千 달러.
열흘간 진행된 경매는 20万 2100달러에 낙찰되었다.
워렌 버핏과 식사 한번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기꺼이 엄청난 돈을 지불하겠다는 뜻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5年째 열리는
이 특별한 점심 식사는 작년에도 25万 달러에 낙찰되었다.
똑같은 식당에 앉아서 밥을 먹어도 워렌 버핏과 먹으면 값이 달라진다.
뭐가 달라지는 것일까?
세계적인 名匠 진창현씨가 만드는 바이올린의 한 대 가격은
최소 1億원에서 시작한다.
한 대를 만드는 데는 몇 주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동양의 스트라디바리우스라고 불리며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오래 전 그가 처음으로 만들어서 팔았던 바이올린 가격은 3만원 정도였다.
같은 사람의 바이올린이 3万원에서 1億원으로 변했다.
수 십 년 세월 사이, 무슨 변화가 생긴 것일까?
● 아주 특별한 비밀 : 그 자리에는 '지식'이 있다.
같은 원작, 같은 식사, 같은 나무를 마법처럼 바꾼 것은 장인들의 '지식'이다.
복수극 만화 하나가 박찬욱 감독과 장인들의 지식을 거쳐 탁월한 영화가 되었다. 일본은 영화로 바뀐 '새로운' 상품을 수입하기 위해
원작 저작권료의 100배가 훨씬 넘는 돈을 지불했다.
워렌 버핏의 지식과 지혜를 만날 수 있다면 20万 달러는 전혀 아깝지 않다. 진창현씨의 지식이 한 곳에 모인 바이올린은 유일하고 특별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파는 시대다.
경험을 팔고, 꿈을 팔고, 추억을 팔고, 신뢰를 팔고, 지식을 파는 시대다.
뒤 따라오는 나라, 뒤 따라오는 사람은 보이는 것을 판다.
앞선 이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흉내 내고 따라잡으며 간다.
그들은 도면 한 장, 아이디어 하나에 목숨을 건다. 정보에 목숨을 건다.
하지만 앞선 이는 보이지 않는 것을 판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만든 것이다.
아무리 뺏고 싶어도 뺏을 수 없다. 그들은 상상하고 예측하고 주도한다.
언제나 한걸음 앞서 간다. 지식이 그들을 빛나게 한다.
정보는 재료다. 정보에 경험을 더하고 규칙을 찾으면 지식이 된다.
재료는 사방에 널려있다. 누구나 컴퓨터와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
매일 아침 신문을 보고 인터넷으로 세계와 접속한다.
이제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의 지식은 얼마짜리인가?'
나의 지식은 남과 다른가? 가치가 있는가?
흔한 재료를 보석으로 바꾸는 힘이 있는가?
나는 정보를 지식으로 바꾸고 있는가?
무리를 지어 '돈 된다는' 정보를 따라다녀봐야 답은 없다.
오직 다르고 특별하고 가치 있는 지식만이 빛난다.
비록 지금은 아니어도 무르익고 때가 되면 빛난다.
진창현씨도, 워렌 버핏도, 박찬욱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세월 속에서 경험 속에서 인내 속에서 무르익었다.
정보는 디지털화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지식은 다르다.
지식은 아날로그다.
오직 사람이라는 하드웨어에서만 돌아가는 영원한 아날로그.
시간이 지날수록 컴퓨터 속의 정보와 사람 속의 지식이 더 확연히 구분된다.
'퓨처리스트'라는 잡지가 미래에 각광받을 능력을 발표했다. 지금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는 능력은 팀 플레이,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인맥 구축 등이지만 미래에는 '자동화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상력, 직관, 영감, 판단력 등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인간 고유의 능력이 극대화된 인간'이라고 불렀다. 많은 것이 디지털화되고 자동화될수록, 인간 고유의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공장에서 찍어낼 수 없고 컴퓨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마법같은 '지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고 검색하는 단계에 집착하는 사람은
컴퓨터와 싸우는 사람이다.
우리는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고 지식으로 바꾸는 단계에 올라서야 한다. 컴퓨터와 경쟁하지 말고 컴퓨터 위에 서서 지휘해야 한다.
거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고 성공이 있다.
특별한 지식은 그 자체가 브랜드로서의 기능도 가진다.
지식에 브랜드가 더해졌다면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다.
<글 : 전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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