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시 한편

물총새에 관한 기억 : 유재영 詩人

ohmylove 2007. 11. 29. 17:30


오늘의 좋/은/구/절

전화할게, 빨리 만나자, 그래 꼭 놀러갈게…
마음에서 나온 말이지만, 결국 지키지 못하는 약속이 될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나는 양치기 소녀처럼 똑같은 거짓말을 되풀이 합니다.
무엇이 그렇게 분주한 걸까요?

백은하



물총새에 관한 기억

유재영


작자 미상 옛 그림 다 자란 연잎 위를
기름종개 물고 나는 물총새를 보았다
인사동 좁은 골목이 먹물처럼 푸른 날


일곱 문 반짜리 내 유년이 잠겨 있는
그 여름 흰 똥 묻은 삐딱한 검정 말뚝
물총새 붉은 발목이 단풍처럼 고왔다


텔레비전 화면 속 녹이 슨 갈대밭에
폐수를 배경으로 실루엣만 날아간다
길 없는 길을 떠돌다 되돌아온 물총새


 5분정도만 시간 내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렸을 적 시골에 놀러가면
논두렁에서 흔히 보았던 물총새.
그러고보니, 내 추억 속의 새들이 무척 반갑습니다.

대학 기숙사에서는 배부른 산까치들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고,
봄날 산등성이에 올랐을 때 작은 벌떼새들이 무리지어 날아가던 모습도
기억납니다.

베를린천사의 시, 블레이드러너 등에 등장하는 비둘기들이
내 머리위로 날아갑니다.

여러분의 기억은 어떠세요.

새에 얽힌 작은 기억들이 있다면, 조금, 들려주시겠습니까?

이병하 드림


※ 이 글은 2005년 4월 12일(화)에 발행되었던 제 843호 입니다.